요새 '살 맛' 최고라며 먹었는데…헷갈리면 낭패 보는 '국민 수산물'
2025-09-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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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익숙하지만 정작 제대로 알기 힘들어
가을이 되면 꼭 찾게 되는 한 음식이 있다.

항구마다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소금구이로 올라오는 향, 머리까지 바삭하게 씹히는 그 맛 덕분에 매년 제철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이름만 들어도 익숙하지만, 정작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로 대하다.
대하는 가을철 대표 별미로 꼽히지만, 시장에 놓인 상품들 중 상당수는 실제 대하가 아닌 경우가 많다. 가을철 활발히 유통되는 새우 대부분은 양식 흰다리새우다. 가격도 대하보다 저렴하고 양식이 안정적으로 이뤄져서 소비자들에게 흔히 접하는 새우로 자리 잡았다. 반대로 자연산 대하는 어획량이 적고, 가격 차이가 두세 배 이상 나며 금세 죽어버리는 특성 탓에 신선한 상태로 만나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먹는 대하와 진짜 대하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꼽는 첫 번째 기준은 꼬리 색깔이다. 자연산 대하는 꼬리에 녹색빛이 도는 반면, 흰다리새우는 붉은빛이 강하다. 두 번째는 수염과 더듬이 길이다. 대하는 몸보다 긴 수염을 가진 경우가 많고, 흰다리새우는 상대적으로 짧다. 또 이마 뿔(이마돌기)도 구별 포인트다. 대하는 코끝보다 길게 돌출되지만, 흰다리새우는 짧은 편이다. 물론 유통 과정에서 이 부분이 손상되기도 해 완벽한 기준은 아니다.
가을 대하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희소성 때문만은 아니다. 수온이 내려가면서 살에 지방이 오르고 감칠맛이 깊어진다. 소금구이로 구웠을 때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통통하게 차오른다. 머리에는 고소한 내장이 농축돼 있어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그래서 “머리까지 먹어야 제대로 대하를 맛본다”는 말이 생겼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껍질을 까는 번거로움조차 재미”라는 후기가 많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소금을 두껍게 깔고, 그 위에 새우를 가지런히 올려 굽는 과정 자체가 가을의 풍경으로 자리한다. 아이들은 손가락에 묻은 새우 향을 즐기고, 어른들은 바삭한 머리를 씹으며 술 한 잔 곁들이는 게 계절의 맛이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살아 있는 상태로 파는 건 대부분 흰다리새우일 가능성이 크다. 자연산 대하는 금세 죽는 특성이 있어 유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꼬리 색깔과 수염 길이, 가격 차이를 함께 살펴보는 게 안전하다. 구울 때는 굵은 소금 위에 겹치지 않게 놓고 뚜껑을 덮어 찌듯이 구워야 껍질이 타지 않고 속살이 촉촉하게 익는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대하는 “살맛 최고”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계절의 별미다. 녹색빛 꼬리, 길게 늘어진 수염, 고소하게 익은 머리까지. 제대로 알고 먹는다면, 단순한 구이 한 접시가 아니라 가을만의 특별한 경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