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외국군 없으면 자주국방 불가능?…굴종적 사고”
2025-09-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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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한미동맹 깨자는 말” 반발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날인 21일 페이스북에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건 굴종적 사고”라는 강도가 센 발언을 내놓아 논란이 일었다. 유엔총회장에서 만나게 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출산 병력난’ 문제를 짚은 한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강력한 자주국방의 길을 열겠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1년 국방비가 북한 국가 총생산의 약 1.4배이고, 세계 군사력 5위를 자랑하며 경제력에서 북한의 수십 배에 이르고 인구는 2배가 넘는다”며 "상비병력 수로 결판나는 전쟁은 과거”라고 단언했다.
앞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 병사 규모는 2040년 15만명으로 줄어드는 반면 북한은 113만명에 달한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언론 보도들이 나오자, 이 대통령이 직접 SNS 글로 반박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이런 군사력, 국방력, 국력을 가지고도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라고 지적했다.
“‘똥별’이라는 과한 표현까지 쓰면서 국방비를 이렇게 많이 쓰는 나라에서 외국 군대 없으면 국방을 못 한다는 식의 인식을 질타한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른다”고도 했다.
야당은 반발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한미동맹을 깨자는 말로밖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북한은 결정적으로 비대칭 전력인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한미동맹 없이 북한의 핵을 억제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이어 “핵 앞에 경제력, 우월한 재래식 무기가 무슨 소용이 있냐”며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자주국방이라는 말은 듣기에는 좋지만 감성적이고,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는 현실에는 무감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원래 자주국방에 관한 이 대통령의 지론”이라며 “특별히 (미국 등) 무엇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라기보단, 스마트하게 군을 재편해 나가야 한단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22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여전히 미군이 없으면 북한 전력에 밀린다, 진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당시 이 장관이 “북한 핵까지 고려하면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핵은 제외해야 한다. 지금 충분히 대한민국 전비 수준이 (북한을) 감당할 만하다. 외국군에 의존하지 않아도 자주국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