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 구치소에 갇히나

2025-09-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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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구속심사... 윤석열 정권과 정교유착 의혹

한학자 통일교 총재 / 뉴스1
한학자 통일교 총재 / 뉴스1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이른바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22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앞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 혐의로 한 총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총재가 2012년 9월 단독으로 통일교 총재직에 오른 이래 범죄 혐의로 구속 기로에 놓인 것은 처음이다.

특검팀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한 총재가 세 차례 출석요구에 불응하다 공범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구속된 뒤에야 임의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들어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았음에도 산소포화도가 정상 수치로 돌아오지 않고 있고, 각종 합병증 우려에도 자진 출석해 법적 절차를 피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 / 뉴스1
한학자 통일교 총재 / 뉴스1

김 여사에게 건넬 목걸이와 가방 등을 교단 자금으로 구매한 혐의(업무상 횡령), 2022년 10월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씨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다만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정당법 위반 혐의는 이번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최근 국민의힘 당원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는 외부업체를 압수수색해 통일교인으로 추정되는 11만여명 규모의 국민의힘 당원 명단을 확보했다.

다만 이들의 가입 시기나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 여부를 가려내는 작업 등이 필요해 영장심사에서 그 입증 자료를 제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특검팀 입장이다.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정모 전 총재 비서실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예정돼 있다.

그는 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인 천무원의 부원장으로 교단 2인자이자 한 총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 총재의 영장 범죄사실에 적시된 대부분 혐의의 공범으로 언급된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윤씨의 공소장에는 통일교 측이 한 총재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해 현안을 청탁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통일교 측은 청탁과 금품 제공 행위가 윤 씨 개인의 일탈일 뿐 교단 차원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 총재도 지난 17일 특검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측은 83세 고령인 한 총재가 건강 악화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인 데다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을 들어 특검팀의 구속 시도가 무리한 수사 행태라고 주장한다.

통일교는 영장실질심사에 관한 입장문을 통해 한 총재가 지병인 백내장·녹내장, 최근 심장 부위 절제수술, 부정맥 치료약물 복용에 따른 합병증 등을 겪은 점을 언급하며 "구속은 회복할 수 없는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수사기관이 두차례 대규모 압수수색과 관계자 조사를 통해 방대한 자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구속으로 새롭게 밝혀질 것은 없다"며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는 물론 구속의 실질적 효용도 없다고 강조했다.

통일교는 1954년 고 문선명 총재가 창시한 종교 단체로 정식 명칭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다. 창립 당시에는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로 출발했으며, 일반적으로 통일교라고 불린다.

통일교는 문 총재를 메시아로 여기며, 그의 아내인 한학자 총재를 참어머니로 칭한다. 문 총재가 2012년 사망한 후 한 총재가 단독으로 교단을 이끌고 있다.

교단은 합동결혼식으로도 유명하다. 대규모 집단 결혼식을 통해 신도들이 배우자를 맺는 의식을 갖는다. 이 합동결혼식은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이 동시에 참여하는 규모로 진행돼왔다.

통일교는 전 세계적으로 조직을 확장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등 여러 국가에 신도들을 두고 있다. 교단 추산으로는 전 세계 신도 수가 300만 명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종교 활동 외에도 통일교는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한다. 일화, 워싱턴타임스 등의 기업을 소유하고 있으며, 교육기관으로는 선문대학교를 운영한다.

통일교는 북한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이었다. 문 총재는 1991년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과 면담했으며, 이후 남북 교류 사업에 참여해왔다. 개성공단 사업에도 관여했고, 북한 내 사업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통일교는 여러 논란에도 휩싸여왔다. 일부 국가에서는 종교 단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신도 모집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통일교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계속돼왔다. 역대 정권과의 관계에서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이번 사건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교의 조직 구조는 위계질서가 뚜렷하다. 한학자 총재를 정점으로 각국별 회장, 지역 책임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천무원은 통일교 최고 의결기구로 교단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교단의 재정은 신도들의 헌금과 각종 사업 수익으로 이뤄진다. 신도들은 정기적으로 십일조 등의 헌금을 하며, 특별 조건이나 행사 때는 추가 헌금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는 또한 국제적인 종교 행사와 평화 운동을 주최한다. 세계평화정상회의, 종교지도자회의 등을 통해 종교간 대화와 평화 증진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교단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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