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더이상 물러설 곳 없다' 절박한 승부수 던진 이유

2025-09-2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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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당 상황 반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이 추석을 앞두고 절박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여권은 거리와 국회를 동시에 무대로 삼아 민주당의 입법 공세와 사법부 압박 논란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시작된 규탄대회는 서울의 대규모 장외집회로 확산할 예정이고, 원내에선 무제한 토론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추석 밥상머리에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와 ‘사법부 흔들기’ 이미지를 올려놓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21일 대구에서 국민의힘이 개최한 ‘야당 탄압·독재정치 규탄대회’ 현장은 격렬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을 끝내야 한다”고 외쳤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민주당 놈들”이라며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 무효”를 주장했다. 지도부의 초강경 메시지가 집회를 가득 채웠다. 이번 집회는 25일 대전 현장 최고위원회, 27일 서울 장외집회로 이어진다. 서울 도심 집회 장소로는 여의도, 광화문, 서울역 등이 물망에 올랐다.

과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황교안 대표가 장기간 장외투쟁을 벌였던 것과 달리 이번엔 추석 전까지 단기간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대구라는 텃밭에서 출발해 충청을 거쳐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전략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염두에 둔 보수 결집 시도와 맞닿아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주당의 ‘내란정당’ 공세에 맞서 “진짜 위헌정당은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등 민주당의 사법부 흔들기를 집중 타깃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 흐름은 국민의힘의 강경 행보를 더 부추기고 있다. 대통령실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론에 원칙적 공감을 표하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하지만 사법부 흔들기라는 지적이 적지 않아 오히려 역풍을 불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은 44.2%, 국민의힘은 38.6%로 나타났다. 양당 격차가 5.6%포인트(p)로 5주 만에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p) 안으로 좁혀졌다. 특히 일부 진보 성향의 청년층과 대학생층이 국민의힘 쪽으로 이동하면서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원내 전략도 만만치 않다. 22일 열리는 정책의원총회에선 방송법,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한 대응 방안이 논의된다.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을 특정 법안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든 법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민주당의 ‘입법 독주’ 프레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법안 하나하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민주당의 전반적인 행태를 국민에게 각인하려는 전략이다.

법적 대응도 준비되고 있다. 조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회동 의혹을 제기한 서영교·부승찬 민주당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또 정청래 대표를 비롯해 SNS에서 관련 의혹을 확산한 민주당 의원 10여 명에 대해서도 추가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절박하게 장외투쟁에 나선 이유는 궁지에 몰린 당 상황과 직결돼 있다. 지난 11일 특검법 합의안 파기를 시작으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실형 구형, 권성동 의원 구속,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법안 발의, 당사 압수수색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이 감지된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마냥 '강공 모드'만 고집하기도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외투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현실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글에서 언급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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