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생 잔혹 살해 여교사' 명재완... 검찰이 사형 구형하자 울면서 한 말
2025-09-2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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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생을 속죄하며 살겠다"

대전 초등학교 아동 살해 사건의 피고인 명재완(48)에 대해 검찰이 극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는 22일 명재완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재판에서 검찰의 최종 구형을 받았다. 검찰은 "죄 없는 8세 아동을 잔혹하게 살해한 극악무도한 범죄"라며 사형 선고를 요구했다.
검찰 측은 "피해 아동 가족은 극도의 고통 속에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진정성 있는 반성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명재완은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20년 넘게 초등교육 현장에 종사해온 교사였다. 하지만 사건 발생 수개월 전부터 심각한 정신적 위기에 직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초 명재완은 극심한 우울감과 무력감을 호소하며 정신과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담당 의사는 그에게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제시했고, 명재완은 이를 근거로 병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3주여 만에 갑작스럽게 복직을 결정했다. 같은 병원에서 "업무 복귀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아낸 것이다.
성급한 복직은 오히려 명재완의 정신 상태를 더욱 악화했다. 동료들은 그가 예전과 달리 예민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범행 직전인 2월 초에는 사무용품을 파손하고 동료를 폭행하는 등 통제 불가능한 행동을 반복했다.
사건 당일 명재완의 행적은 더욱 충격적이다. 범행 90분 전 남편과의 통화에서 "한 놈만 걸려라"라는 섬뜩한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미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명재완은 하교 시간에 맞춰 피해 아동을 시청각실로 유인했다. "특별한 책을 줄 테니 따라오라"며 순진한 8세 아동을 속인 것이다. 미리 준비해둔 흉기로 아동을 살해한 명재완은 범행 직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갔다.
수사 기관은 명재완이 인터넷에서 살인 방법을 검색하고 범행 도구를 사전에 구매하는 등 치밀한 계획하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단순한 정신적 일탈이 아닌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살인이라는 것이다.
명재완 측은 정신감정을 통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결과를 제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전면 부정했다. 검찰은 "범행 전후 행동 양상을 볼 때 자신의 행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환자의 일방적 진술에만 의존한 감정 결과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병만 부장판사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심신미약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 "형량 결정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명재완은 법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며 "남은 생을 속죄하며 살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유족 측은 "진심 어린 사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행법상 13세 미만 아동을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 선고된다. 명재완에 대한 최종 판결은 다음 달 20일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