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문하면 43년 후 맛보실수 있어요”…어떤 고로케이길래
2025-09-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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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량 수작업, 하루 200개 한정 생산

일본의 명물 고로케가 상상을 초월한 대기 기간으로 화제다. 하루 200개만 만들 수 있는 수제 고로케에 주문이 몰리면서, 현재 온라인 주문 시 배송까지 43년이 걸린다고 한다.
최근 일본 경제지 ‘프레지던트 온라인’은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 놀라운 고로케의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고로케를 만드는 곳은 다름 아닌 효고현 다카사고시에 자리한 ‘아사히야’라는 이름의 정육점이다.
1926년 문을 연 '아사히야'는 본래 쇠고기를 주력으로 판매했다. 그러나 1990년대 대형마트 확산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하자, 3대째 가업을 잇던 닛타 시게루 대표는 1999년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누가 비싼 고베규를 인터넷에서 사겠느냐"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홈페이지 개설 후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몰리며 판로가 열렸다. 고베규는 효고현 고베 지역에서 사육되는 와규로,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급 쇠고기 브랜드 중 하나다.

닛타 대표는 이때 "고베규의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 결과 최고급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한 '고베 비프 고로케 극미'를 개발했다. 이 고로케의 원재료는 A5 등급의 3살 암소 고베규 어깨 등심과 지역 특산 감자 '레드 안데스'다.
레드 안데스 감자는 당도가 높다. 감자는 수확 후 3개월간 숙성시킨 뒤 찐 직후 손으로 껍질을 벗겨 사용한다. 기계로 껍질을 제거하면 얇은 껍질층까지 벗겨져 맛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공장 위탁 생산도 시도했지만 "손맛은 따라 올 수 없다"며 포기했다. 결국 지금도 전량 수작업으로만 생산되고 있으며 하루 생산량은 200개로 제한돼 있다.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주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며 재구매율만 90%에 달할 만큼 소비자 만족도도 높다.
이 때문에 현재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2068년 9월 출하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는다. 사실상 주문대기에만 무려 43년이 걸리는 셈이다.
닛타 대표는 "고기를 팔려고 시작했는데 오히려 고로케가 더 큰 성과를 가져다주었다"며 "공장 생산을 늘릴 생각은 없다. 맛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