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너무 많이 수확돼 헐값에 팔리는 '고급 과일'

2025-09-2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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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금값이었지만 생산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

한때 ‘명품 과일’로 불렸지만 추석을 앞두고 가격이 계속 내려가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마트에 비치된 과일들 / 연합뉴스
마트에 비치된 과일들 / 연합뉴스

주산지인 김천 농민들은 성수기 고가격을 기대했으나 미숙과 조기출하 등 복합 요인으로 하락세가 이어진다고 말한다.

바로 '샤인 머스캣'이야기다.

김천시에 따르면 2023년 샤인머스켓 2㎏ 최상품의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은 1만 896원이다. 2020년 2만 2454원, 2021년 2만 486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하락세는 2022년 1만 2107원을 기록하며 본격화했다. 올해는 9월 16일 기준 2㎏ 상품의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이 9871원으로 처음 1만 원 아래로 내려갔다. 9월 10일 1만 482원에 거래됐으나 9월 11일부터는 1만 원을 넘지 못하며 낙폭이 커지고 있다.

김천 지역 공판장 경매가의 2㎏ 평균은 4천~5천 원대다. 상자값 1500원을 빼면 인건비 충당도 어려운 수준이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생산량 증가가 주된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샤인머스캣 자료사진 / Love You Stock-shutterstock.com
샤인머스캣 자료사진 / Love You Stock-shutterstock.com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샤인머스켓 재배 면적은 2016년 278㏊에서 2023년 6천576㏊로 약 24배 늘었다. 수요 증가 폭을 크게 웃도는 공급 확대다. 경북의 포도 재배 면적은 8천203㏊로 전국의 56%를 차지한다. 그중 샤인머스켓이 4천 878㏊로 전국 재배 면적의 80% 수준을 형성한다. 김천에서는 4천146 농가가 1천 824㏊에서 샤인머스켓을 재배하고 있으며 지역 전체 포도 면적의 72%에 해당한다.

추석 전 물량이 단기간 몰리며 가격이 급락했다. 추석 이후에도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기출하된 미숙과 등 낮은 품질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재구매를 꺼리면서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샤인머스켓의 프리미엄 이미지는 퇴색하고 있다.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체 과일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공급 과잉을 해외로 돌리려는 수출은 늘고 있다. 다만 유통, 검역, 포장 등 절차가 까다로워 국내 초과 물량을 빠르게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병엽 김천시 농업기술센터 포도육성팀장은 분산 출하를 위한 저온 저장시설 지원 확대를 주문한다. 농협 중심의 공동선별 생산자단체 활성화를 통해 품질 규격화와 브랜드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과잉 물량은 수출 확대와 해외시장 다변화로 내수 가격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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