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면 손해본다…지난 달 보다 가격 75% 폭등했다는 '국민 채소'

2025-09-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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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인한 가격 급등

최근 계속된 폭염과 여름철 수요 증가로 인해 오이 가격이 폭등하며 ‘금오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특히 8월 한 달 동안 오이 가격은 무려 75% 가까이 급등해, 소비자들의 밥상 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 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 뉴스1

한국은행이 9월 23일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따르면, 전체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1% 하락하며 석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농림수산품 가격은 오히려 3.4%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오이는 74.9% 급등해 주요 상승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8월 초까지만 해도 1개당 800원 선에 판매되던 오이가, 현재는 1,4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전통시장에서는 오이 한 단(3개 묶음)이 2,000원대에서 4,0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아 장보러 나온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기상이변이다. 주요 생산지인 경남 밀양과 전북 고창, 전남 해남 등지에서는 8월 들어 폭염 일수가 10일 이상 이어지며 오이 작황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병해충 발생도 늘어나 생산량이 급감했고, 일부 농가는 수확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왔다.

서울 도심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오이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서울 도심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오이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유통 과정에서도 비용 부담이 커졌다. 오이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저온 유통이 필수인데, 폭염으로 인해 냉장 운송비가 상승하면서 도매가에 반영된 것이다. 이처럼 공급 감소와 유통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오이 가격은 단기간 내 급등할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더욱 크다. SNS 커뮤니티에서는 “냉국이나 김밥용으로 오이를 자주 쓰는데 요즘은 너무 비싸서 애호박이나 오이고추로 대체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요즘 오이 금값이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이 가격 안정을 위해 직거래 장터 확대 운영과 도매시장 공급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생산농가에는 병해충 방제와 시설 관리에 대한 긴급 지원책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높은 가격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10월 이후 기온이 점차 안정되고 재배 환경이 회복되면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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