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75cm' 천연기념물인 대형 동물, 도심 한복판서 뜻밖의 동물 사냥 시작
2025-09-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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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로 자리 잡은 듯... 새끼들에게 먹이로 주는 모습 포착

고양이들이 수리부엉이의 먹이로 잡리를 잡은 듯하다. 국내 최대 맹금류인 수리부엉이가 도심 일대의 길고양이를 사냥해 새끼들에게 먹이로 제공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야생동물 전문 유튜버 김어진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새덕후'에서 공개한 영상엔 어미 수리부엉이가 고양이를 사냥해 새끼들에게 먹이로 주는 장면이 담겼다.
‘도시에 널렸네? 요즘 수리부엉이들이 먹이로 인식했다는 동물’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에서 어미 수리부엉이는 고양이 한 마리를 꺼내와 바위 위에서 새끼들에게 나눠준다.
김어진은 어미가 처음엔 비둘기만 사냥하더니 새끼들이 성장하면서 더 큰 먹이가 필요해지자 고양이까지 사냥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김어진은 "새끼들이 작을 때는 쥐를, 조금 자라면서는 비둘기를 잡아왔는데 이제는 고양이를 가져온다"며 "새끼들이 완전히 자랐으니 그 크기에 맞는 먹이를 가져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미 수리부엉이가 고양이를 깔끔하게 정리해 새끼들에게 제공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새끼 수리부엉이들은 차례대로 어미가 가져온 고양이를 뜯어먹으며 형제끼리 나눠 먹는 모습도 보였다.
전문가들은 수리부엉이가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적이진 않다고 지적한다. 촬영자 역시 "수리부엉이가 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리부엉이가 사냥하는 것은 대부분 새끼 고양이들이다. 성체 고양이의 경우 수리부엉이에게도 위험한 상대이기에 선호하는 먹이가 아니다. 또한 국내에서 고양이의 천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동물은 담비와 수리부엉이 정도뿐이지만 이들의 개체수로는 급증하는 길고양이 수를 통제하기엔 역부족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고양이는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상황은 특히 심각한 편이다. 고양이 개체수를 억제할 자연 천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김어진은 "수리부엉이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국의 둥지 위치 정보 수집에 조류 관찰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멸종위기종의 둥지 위치를 공유하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리부엉이는 국내에서 관찰되는 올빼미과 조류 중 가장 큰 종이다. 몸길이가 60~75cm, 익장(날개를 활짝 펼쳤을 때의 양 날개 끝에서 끝까지의 거리)이 131~188cm에 달하는 대형 맹금류다. 초대형 개체는 익장이 무려 2m나 된다는 기록도 있다. 모든 올빼미들을 통틀어 사실상 최대종이다.
귀 모양의 깃털과 주황색 눈이 특징이며, 주로 야행성 활동을 한다. 쥐, 토끼, 새 등을 주요 먹이로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고양이나 작은 개까지도 사냥할 수 있다.
수리부엉이는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24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체수가 많지 않아 번식지 발견이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들은 보통 절벽이나 바위틈, 큰 나무 구멍 등에 둥지를 틀고 2~4개의 알을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