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오징어 엄청 쏟아지더니…수산물 거래량 무려 3배 폭증한 대반전 '도시'
2025-09-2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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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제철 수산물 인기…외지 손님들도 증가하는 추세
수산물 거래량이 1년 새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지역이 있다.

바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유명한 도시, 전북 군산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23일 KBS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군산 수산물종합센터에서 거래된 수산물은 약 1550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20톤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지역 어업 관계자들은 군산 앞바다에 오징어 어장이 대규모로 형성되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군산은 전통적으로 홍어와 꽃게 산지로 이름을 알려왔지만, 최근 들어 오징어까지 대량으로 잡히면서 제철 수산물 3대 축을 형성하게 됐다. 특히 올가을 들어 어획량이 집중적으로 늘어나면서 상인들은 하루에도 수십 상자를 판매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루 수십 상자 '완판 행렬'
군산 수산물종합센터 점포마다 오징어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상인들에 따르면 한 점포당 하루 평균 50~100상자가 입고되는데, 대부분 오전 중에 소진될 정도다. 공급량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품절 사태가 잦다. 상인들은 몇 년 만에 보는 장사 호황이라며 바쁘게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홍어와 꽃게도 제철을 맞아 판매량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꽃게는 가을철 살이 오르고 알이 꽉 차는 시기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여기에 홍어 특유의 별미를 찾는 이들까지 몰리면서 군산 수산물 시장 전반이 활기를 띠고 있다.

관광객 유입까지 이어진 효과
거래량 증가는 단순히 수산업에 그치지 않고 지역 관광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안동시 상인 160여 명이 역량 강화 워크숍 차원에서 군산 수산물종합센터를 찾았고, 오는 18일에는 충남 천안에서 200여 명 규모의 단체 관광객이 방문할 예정이다.
이처럼 외지 단체 방문객이 이어지는 것은 군산 수산물의 신선함과 풍부한 어획량 덕분이다. 현지 상인들은 “군산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수산물을 직접 고르고 맛볼 수 있는 경험이 외부 손님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간다”고 전했다.
시 차원 관리와 지원
군산시는 급격히 늘어난 거래량과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수산물종합센터 내 위생 상태 점검과 함께 원산지 표시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있으며, 환경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군산 오징어가 맛과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외지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며 “철저한 품질 관리와 유통 체계 개선으로 지역 수산업 발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가 만든 의외의 호황
주목할 점은 기후 변화가 이번 거래량 폭증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에 동해안에서 집중적으로 잡히던 오징어가 해류와 수온 변화로 서해안 군산 앞바다에 어장을 형성하면서 대량 어획이 가능해졌다. 전문가들은 해양 환경의 변화가 군산 수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해양생태계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향후 전망은?
수산물 거래량 3배 증가는 군산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상인들의 매출 증가는 물론, 인근 식당과 숙박업소에도 손님이 늘어나면서 지역 상권 전체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외지 관광객 방문이 잦아지면서 단순한 수산물 거래를 넘어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군산은 이번 오징어 어획 호황을 계기로 오징어 도시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얻고 있다. 기존의 홍어와 꽃게에 오징어까지 더해지면서 사계절 수산물이 풍부한 도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기후 변화가 만든 일시적 현상일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자원 관리와 지속 가능한 어업 대책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군산 수산업은 이번 호황을 계기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앞으로는 안정적인 자원 확보와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돼야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