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어디 갈지 고민이라면…예약 없이 무료 개방하는 ‘이곳’
2025-10-0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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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곳곳 조선왕릉, 산책과 역사 체험까지
예약 없이 즐기는 궁궐 문화행사와 전통 체험
추석 연휴를 맞아, 평소에는 예약이 필요했던 공간이 이번에는 예약 없이 무료로 개방된다.

올해 추석은 예년보다 긴 연휴다. 고향에 다녀오는 사람도 많겠지만 며칠씩 남는 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멀리 떠나자니 교통비와 숙박비가 부담스럽고, 집에만 있기에는 연휴가 아깝다. 이럴 때 가까운 도심에서 역사와 전통을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궁궐 나들이만큼 반가운 소식이 또 없다. 마침 이번 추석 연휴에 맞춰 고궁과 왕릉이 국민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국가유산청은 10월 3일부터 9일까지 7일 동안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휴무일 없이 무료 개방한다고 24일 밝혔다. 평소 예약제로만 관람할 수 있는 종묘도 이번 연휴에는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다. 단 창덕궁 후원은 제외된다.

특히 이번 무료 개방으로 둘러볼 수 있는 종묘 정전은 5년에 걸친 보수 작업을 거쳐 새롭게 단장한 공간이다. 목재와 기와, 월대 일부가 노후로 파손되면서 대대적인 수리가 진행됐고 지금은 관람객을 다시 맞이하고 있다. 종묘는 조선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제례 공간으로 규모가 5만 6000평에 달해 축구장 26개와 맞먹는다. 199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무료 개방이 끝난 뒤 조선왕릉은 10월 10일 하루 휴관하며 4대궁과 종묘는 이어지는 ‘가을 궁중문화축전’(10월 8~12일) 일정에 맞춰 계속 문을 연다.
연휴 기간 고궁에서는 다양한 전통 행사가 운영된다. 경복궁에서는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수문장 교대의식, 오후 3시 순라의식이 펼쳐지고 궁중 다과를 맛볼 수 있는 ‘경복궁 생과방’과 야경 공연 ‘창덕궁 달빛기행’도 열린다. 이 두 행사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추석 첫날인 10월 3일에는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과 함께 일일 관람 도우미로 나서 국내외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후 10월 8일부터는 ‘2025 가을 궁중문화축전’이 열린다. 종묘 영녕전에서는 최태성 강사가 진행하는 인문학 콘서트가 마련되고, 창경궁에서는 시니어 참가자들이 반려식물을 직접 만들어보는 ‘동궐 장원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자원활동가 ‘궁이둥이’와 함께하는 궁중놀이방, 4대궁과 종묘를 잇는 스탬프 투어, 덕수궁(10월 9일)과 창경궁(10월 12일)에서 열리는 궁중 길놀이도 축제 분위기를 더한다.
현장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온라인 참여형 프로그램 ‘모두의 풍속도 2025’도 진행된다. 10월 26일까지 홈페이지에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볼 수 있고, 10월 1일부터 14일까지는 전국 포토이즘 매장에서 특별 프레임 네 컷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국립무형유산원은 10월 4일 전주에서 ‘추석맞이 민속놀이 행사’를 개최한다. 학생부와 성인부로 나눠 고누 대회를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장원·방안·탐화 수상자에게 상품을 증정한다. 전통장난감 만들기, 제기차기·윷놀이·비석치기 체험, 한복 사진 촬영도 즐길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무료 개방과 문화 행사를 통해 국민들이 전통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경험하고 가족과 함께 뜻깊은 명절을 보내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추석 연휴 무료 개방은 서울 도심은 물론 수도권 곳곳에서도 즐길 수 있다. 가까운 산책부터 역사 탐방까지, 대표적인 장소들을 함께 살펴본다.
서울 도심에는 선릉과 정릉을 함께 아우른 선정릉이 자리해 가볍게 산책하며 들르기 좋다. 성북구에는 단종의 아버지 양녕대군의 무덤인 의릉이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경기도에는 왕릉이 특히 많다. 구리의 동구릉은 조선을 연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무려 아홉 기의 능이 모여 있는 최대 규모 능역이다. 고양의 서오릉 역시 다섯 기의 왕릉과 왕자·왕손의 묘역까지 더해져 역사 공부와 가을 산책을 동시에 즐기기에 알맞다.
화성에는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융릉, 정조와 효의왕후의 건릉이 나란히 조성돼 효심과 비극의 역사를 함께 전한다. 여주에는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영릉, 효종과 인선왕후의 녕릉이 있어 한국사를 대표하는 장소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