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럴 수가…집단 짝짓기 장면 포착돼 난리 난 '멸종위기' 동물
2025-09-2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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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학계를 뒤흔든 충격적인 순간
태평양 남서부 작은 섬나라 뉴칼레도니아에서 세계 해양학계가 깜짝 놀랄 장면이 포착됐다. 누메아 해안에서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된 표범상어 세 마리가 동시에 짝짓기를 하는 장면이 세계 최초로 기록된 것이다.

호주 선샤인코스트대 연구진은 최근 동물행동학 저널(Journal of Ethology)에 논문을 게재하며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관찰된 개체는 수컷 표범상어 두 마리와 암컷 한 마리였다. 해양생물학자들은 현장에서 수컷 두 마리가 동시에 암컷의 가슴지느러미를 잡는 모습을 목격했고, 곧바로 중요한 교미 행동이 이뤄질 것임을 직감했다고 전했다.
실제 짝짓기 행위는 불과 110초 만에 종료됐다. 첫 번째 수컷은 63초 동안, 두 번째 수컷은 47초 동안 암컷과 차례로 교미했다. 그 후 세 마리 상어가 해저 바닥에 누운 모습이 관찰됐다. 이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상어 번식 행태로, 특히 멸종 위기종에서 이런 집단 짝짓기 사례가 공식적으로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번 관찰 결과를 근거로 누메아 해안 일대가 표범상어의 주요 번식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번식지는 개체군 보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해당 해역은 향후 보호구역 지정이나 관리 강화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인공수정 연구와 재야생화 프로젝트에도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표범상어 특징과 생태

표범상어(Proscyllium habereri)는 흉상어목 표범상어과에 속하는 소형 상어류다. 몸길이는 약 50cm 내외로, 대형 상어에 비해 작은 체구를 가졌다. 몸 색은 붉은빛이 감도는 갈색 바탕에 검은색·암갈색 점무늬가 흩어져 있어 '표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배는 흰색이다.
형태적으로는 몸이 길고 가늘며, 머리는 작고 입은 짧은 반달 모양이다. 등지느러미는 두 개가 있는데 첫 번째가 더 크고 앞쪽에 자리 잡는다. 꼬리지느러미는 아래쪽이 위쪽보다 길며, 위·아래턱에는 삼각형 모양의 이빨이 톱니처럼 배열돼 있다.
먹이는 주로 멸치, 청어, 꽁치 같은 작은 어류와 새우·게 같은 갑각류, 오징어 등 두족류다. 육식성이지만 소형 어류와 무척추동물을 사냥하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종으로 알려져 있다.
서식지와 번식 습성

표범상어는 대한민국 남해와 일본 중부 이남, 중국 동·남부 해역, 동중국해·남중국해 등 따뜻한 바다의 대륙붕과 연안 수심 50~100m 해역에 주로 서식한다. 주로 여름철인 6~8월에 산란하며, 약 8~10개월간의 임신기를 거친 뒤 이듬해 봄에 새끼를 낳는다. 번식 방식은 난태생으로, 알을 몸속에서 부화시킨 뒤 새끼를 낳는 특징을 가진다.
보전 필요성 대두
표범상어는 생태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종이다. 일부 해역에서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에 기록된 집단 짝짓기 장면은 학문적으로도 의미가 크지만, 동시에 이 종의 번식 성공률과 개체군 유지 가능성을 다시금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해양생물학자들은 이번 사례가 보전 정책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누메아 해안 일대가 표범상어 핵심 번식지로 확인된다면, 해당 지역은 향후 국제적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표범상어 짝짓기 장면은 그 자체로 드문 장관이었지만, 학계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보전 생물학적 의미를 강조한다. 멸종 위기 해양생물 번식지가 하나둘 확인되고 보호 체계가 강화될 때, 인류가 잃어버릴 위기에 놓인 해양 생태계의 균형 또한 조금씩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