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표생선' 우럭을 살만 발라내 분쇄한 뒤 검사해봤더니...
2025-09-2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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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측정기 믿으면 안 돼… 전문가가 직접 밝힌 '진짜 검사법'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 지 2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누적 11만톤의 오염수가 방류됐고, 일본 정부는 2025년 회계연도에만 약 5만4600톤을 추가 방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수산물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해양수산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부터 현재까지 국내 생산·유통되는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에서 안전기준을 벗어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고 발표하고 있다. 다만 마트에서 생선이나 해산물을 고를 때마다 "이거 정말 안전한 걸까" 하는 의문을 갖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유명 수산물 전문가이자 유튜버 김지민이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 ‘우리 수산물 방사능은 어떻게 검사하고 있나요? 직접 시도해봤습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수산물 방사능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대전의 방사능 검사기관을 찾아 직접 수산물의 방사능을 검출해봤다.
2023년 4월부터 시작된 국민신청 방사능 검사 제도를 통해 일반 국민도 원하는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영상에서 "주요 먹거리인 수산물을 국민들이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원하는 지역이나 원하는 수산물에 대해서 방사능 검사를 해 달라고 신청하면 정부가 방사능 검사를 해서 결과를 투명하게 국민들께 알려드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에 79대의 검사 장비가 배치돼 있으며, 올해 말까지 76대가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누적 신청 건수는 1524건이며, 이 중 840건의 검사가 완료됐다.
검사 방식은 두 가지다. 시료 수거형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직접 해당 지역으로 가서 시료를 수거해오는 방식이고, 시료 송부형은 신청자가 검사기관에 시료를 직접 보내는 방식이다.
검사 과정은 까다롭다. 먼저 생선의 경우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가식부 기준으로 최소 3~5kg이 필요하다. 조개류는 껍데기를 제외한 살만 발라내야 하기 때문에 원물 기준으로 5~7kg까지 필요하다.
김지민이 직접 우럭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방사능 검사하는데 시료를 냉동시켰다면 별로 크게 문제가 없는 거냐"고 묻자 담당자는 "냉동했다고 해서 방사능이 사라지거나 그런 게 아니다. 방사능이라는 건 결국 원자이기 때문에 썩거나 피어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손질된 시료는 균질화를 위해 기계로 분쇄한 후 용기에 공백 없이 꽉 채워 넣는다. 이후 감마핵종 분석시스템을 활용해 최소 만 초(약 2시간 47분) 동안 측정한다.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와 달리 이 시스템은 고순도 게르마늄 검출기를 사용한다. 담당자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는 공간의 방사능이 얼마나 나와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라서 핵종 구분을 할 수가 없다. 핵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각 핵종별로 에너지를 평가해야 하기에 일반인들이 하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사 장비는 납으로 둘러싸여 우주에서 나오는 방사능이나 인체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차단한다. 이 납덩어리만 해도 1~2톤에 달한다.
방사능 검사에서는 주로 세슘 134, 세슘 137, 아이오딘 131 세 가지 핵종을 측정한다. 담당자는 "세슘 같은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방사능 핵종으로, 우라늄에서 여러 가지 핵종으로 분열되는데 그중 가장 위험하고 제일 많이 발생되는 핵종이 세슘 137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출 한계는 0.5베크렐/kg이며, 우리나라 식품 방사능 기준치는 100베크렐/kg이다. 이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 기준인 1000베크렐/kg보다 10배 강화된 수준이다.
이날 검사한 우럭의 결과는 세슘 134, 세슘 137, 아이오딘 131 모두 0.5베크렐/kg 미만으로 나왔다. 자연 방사능인 포타슘 40은 검출됐지만, 이는 인체와 바나나, 사과 등에도 포함된 자연 방사능으로 문제가 없다.
검사 결과는 신청자의 휴대폰으로 문자 전송되며, 국민 방사능 신청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담당자는 "측정 결과에 대해서는 최대한 투명하고 원칙적으로 분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분석 결과를 조작할 수가 없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부의 공식 검사 결과도 안전함을 뒷받침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천일염 3336건을 포함해 총 1만9386건의 생산단계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으며, 모든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김성범 해수부 차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생산·유통단계 수산물 방사능 검사, 국민신청 방사능 검사, 수입 수산물 검사 및 모니터링, 선박평형수, 해수욕장에 대한 긴급조사에서 모두 '적합'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해양방사능 긴급조사에서도 "세슘 134가 1리터 당 0.064베크렐 미만~0.092베크렐 미만, 세슘 137은 0.071~0.092베크렐 미만, 삼중수소는 6.3~6.6베크렐 미만으로 나타났다"며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 물 기준 대비 훨씬 낮은 수준으로 방류 이후에도 우리 바다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 가장 인접한 국가인 만큼 후쿠시마와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등에 대해 수입 규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지난 6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조건부로 재개했고, 대만은 지난 1일 2011년 사고 이후 유지했던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를 전면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위생복리부는 "14년간 총 26만3000여 건의 일본산 식품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으나 모두 기준을 충족했고 부적합률은 0%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