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들 혼란 키운 ‘타이레놀 논란’…식약처가 오늘 밝힌 공식입장

2025-09-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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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허가사항에 자폐 연관성 내용은 없어”

임신부의 타이레놀 복용을 두고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문가와 상의 후 기존 주의사항대로 복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타이레놀이 진열돼 있다 / 뉴스1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타이레놀이 진열돼 있다 / 뉴스1

식약처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미국 정부의 발표와 관련해 현재 시점에서 국내 임신부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를 기존 사용상의 주의사항대로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고 복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임신 초기 38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 태아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증상이 심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할 수 있다. 다만 복용량은 하루 4000㎎을 넘지 않아야 한다. 반면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태아 신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임신 20~30주에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량을 최단기간 사용해야 하며 임신 30주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우리가 흔히 ‘타이레놀’이라고 부르는 성분으로 발열을 낮추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쓰인다. 위장에 큰 부담이 없고 임신부나 아이도 비교적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지만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정해진 복용량을 초과하면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이부프로펜은 열과 통증뿐 아니라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다만 위를 자극해 속쓰림을 유발하거나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허가 사항에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간 연관성에 대한 내용은 없다. 식약처는 제조사 측에 미국 정부 발표에 대한 의견과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며 새로운 과학적 증거나 사실이 발견되면 사용상 주의사항에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자폐 위험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해 의료계와 정치권에서 “임산부 혼란만 키운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 역시 “신뢰할 만한 연구 결과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반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4일 성명을 내고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 사이의 일관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WHO는 “지난 10년간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결정적 증거는 없었다”며 “모든 여성은 자신의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의사나 보건 전문가의 조언을 따라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같은 맥락의 의견을 내놨다. 대한약사회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임신부의 발열이나 감염 자체가 태아 신경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사나 약사의 지도를 받아 적정 용량으로 사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은 현재까지 다른 해열진통제와 비교했을 때 가장 안전성이 확립된 약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서울경제TV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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