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살림꾼이었는데…한국 국가대표 출신 선수, 공식 '은퇴 선언'
2025-09-2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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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낭만으로 새긴 17년 축구 인생
2009년 FIFA U-20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던 미드필더 문기한(34·당진시민축구단)이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난다.

문기한은 다음 달 4일 오후 2시 당진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기장군민축구단과의 K4리그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은퇴식을 갖고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2008년 FC서울에서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문기한은 이후 대구FC, 부천FC1995, 강릉시청 축구단 등 여러 팀을 거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왔다.
특히 부천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2022년 당진에 합류한 뒤에도 뛰어난 경기력으로 79경기를 소화하며 베테랑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의 공식적인 프로 통산 기록은 348경기 18골 54도움으로 17년간의 선수 생활을 숫자로 증명했다.
문기한은 프로 경력뿐 아니라 연령별 국가대표팀에서도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08년 AFC U-19 챔피언십과 2009년 FIFA U-20 월드컵에서 홍명보호 살림꾼으로 활약하며 어린 나이부터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어진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예선 대표팀에도 선발되며 차세대 미드필더로서 큰 기대를 받기도 했다. 대한민국 U-23 소속 공식 경기 수는 5경기다.

또한 문기한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기량을 펼치며 개인 수상 경력도 쌓았다. 2017년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 베스트11 미드필더에 선정되었고 2020년에는 K3리그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문기한은 뛰어난 패싱 능력으로 중원을 지배했다. 프리킥과 코너킥까지 전담하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역할을 수행할 정도로 그의 킥은 정확하고 예리했다.
문기한은 축구계에서 유명한 낭만파 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부천 시절 그는 해외 클럽의 오퍼를 거절하고 자신의 전성기를 열어 준 부천과의 의리를 지키고자 재계약을 결정했다. 당시 그는 "내 여자친구에게 초콜릿 사줄 돈만 있으면 된다"는 명언을 남겨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했다. 그때 사귀던 여자친구와는 2년 교제 끝에 결혼해 현재 부부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시민축구단 관계자는 “문기한 선수는 헌신적인 플레이와 꾸준함으로 팀을 이끌었고, 경험과 리더십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선수였다”라며 “그동안 최선을 다해준 문기한 선수에게 감사드리며, 구단과 함께한 시간은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기한의 은퇴식은 당일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되며, 팬들은 경기장을 찾아 그의 마지막 선수 생활을 함께 기념하고 응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