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특검 질문에 진술 거부로 일관했는데 그 질문에는...

2025-09-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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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그림 관저로 가져다놓은 적 있나" 물음에 "없다" 대답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김상민 전 부장검사(구속)가 전달한 이우환 화백 그림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조사가 25일 약 4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해 오후 2시 30분께 퇴실했다. 점심 식사와 휴식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조사 시간은 약 2시간 정도였다. 이번 조사는 김 여사가 지난달 29일 구속기소된 이후 27일 만에 이뤄졌다.

김 여사는 김 전 검사로부터 지난해 총선 공천 대가로 구매가 기준 1억 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그림을 대가로 김 전 검사의 공천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와 김 여사가 평소 박서보, 윤형근 화백 작품을 선호했는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대부분 질문에 대해 진술을 거부했다. 다만 특검팀이 "그림을 직접 받았다거나 관저로 가져다놓은 적이 있나"고 묻자 김 여사는 "관저로 갖다놓은 적 없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에게 그림을 전달하며 지난해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지난 18일 구속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선호하는 추상화 스타일을 파악한 김 전 검사가 비슷한 이우환 화백 그림을 구매해 선물한 것으로 판단했다.

총선 당시 김 여사는 창원 의창구 지역구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측에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취지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으나 넉 달 만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요구·약속한 경우 성립하는데, 김 여사는 공직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뇌물 혐의를 적용하려면 윤석열 전 대통령 등 공직자와 공모했는지가 핵심이다. 김 여사 진술을 토대로 조만간 윤 전 대통령 조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이날 특검팀은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무마 의혹과 관련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여사가 2023년 7월 김 전 비서관 자녀의 학폭 사건을 무마하려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당시 성남의 한 초등학교 3학년이던 김 전 비서관의 딸은 같은 학교 2학년 여학생을 리코더와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학생 신고로 열린 학폭위는 2023년 10월 김 전 비서관 딸에게 출석정지 10일과 학급 교체 등 처분을 통보했으나 강제 전학은 시행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사건 발생 직후인 2023년 7월 20일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과 8분가량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학폭 무마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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