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갈비찜에 배즙 말고 '이것' 넣으면 온 가족이 환호합니다

돼지갈비찜은 한 끼 식탁의 주인공이 될 만큼 인기가 높은 음식이다.

맛있게 조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양념에 재워 끓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기의 질감을 부드럽게 만들고 풍미를 살리는 데에는 여러 과정이 숨어 있다. 특히 잡내를 잡고, 육질을 연하게 하며, 양념이 속까지 배어드는 비결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어떻게 거치느냐에 따라 돼지갈비찜은 질기고 퍽퍽한 음식이 될 수도 있고, 입안에서 살살 풀리는 별미가 될 수도 있다.

◆ 핏물 제거가 첫 관문

갈비찜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핏물 빼기다. 갈비는 뼈가 붙은 부위인 만큼 핏물이 많이 남아 있다. 이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잡내가 심하고 육질이 탁해진다. 보통 찬물에 담가 30분에서 1시간 정도 두는데, 중간에 2~3번 물을 갈아주는 것이 좋다. 핏물이 충분히 빠지면 갈비 특유의 텁텁한 맛이 줄고, 부드럽게 조리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다. 이 과정을 대충 넘기면 어떤 비법 양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 한 번 데쳐내는 과정이 맛을 지킨다

핏물을 뺀 뒤에는 끓는 물에 한 번 데쳐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물에 생강이나 대파 뿌리, 후추 몇 알을 넣으면 잡내를 훨씬 깔끔하게 잡을 수 있다. 데쳐낸 고기는 찬물에 헹궈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렇게 하면 갈비의 기름기가 어느 정도 빠지고, 나중에 양념이 배어들 때 맛이 더 깊어진다. 데치기를 생략하면 기름기가 국물에 그대로 배어들어 텁텁해질 수 있다.

◆ 연육의 과학,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법

돼지갈비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연육 과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방법은 배, 파인애플 같은 과일을 갈아 양념에 넣는 것이다. 이들 과일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고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특히 키위를 갈아 넣으면 육즙의 부드러움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 다만 너무 오래 재우면 육질이 지나치게 물러져 식감이 망가질 수 있으므로 30분~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또 우유에 잠시 담갔다가 조리하는 방법도 있다. 우유 속 단백질 성분이 고기의 잡내를 없애주면서 섬유질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 양념의 황금 비율과 숙성의 힘

돼지갈비찜 양념은 간장, 설탕, 다진 마늘, 생강, 참기름이 기본이 된다. 여기에 배즙이나 사과즙을 더하면 은은한 단맛과 함께 육질 연화 효과가 있다.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청양고추나 고춧가루를 더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고기를 양념에 충분히 재워 두는 것이다. 최소 2시간 이상, 가능하다면 반나절 정도 두면 맛이 속까지 배어든다. 숙성 시간이 길수록 양념이 고기의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감칠맛이 살아난다.

◆ 불 조절이 만드는 맛의 균형

갈비찜은 센 불로만 끓이면 고기가 질겨지고 양념이 쉽게 타버린다. 따라서 초반에는 센 불에서 끓이다가 거품을 걷어낸 뒤 중불에서 은근히 졸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감자, 당근, 무, 표고버섯 같은 채소를 함께 넣으면 국물이 달큰해지고 풍미가 배가된다. 특히 무는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국물 맛을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충분히 졸일수록 국물은 농후해지고 고기는 결대로 부드럽게 풀린다.

◆ 압력솥과 일반 냄비, 무엇이 다를까

돼지갈비찜을 부드럽게 만드는 도구 선택도 중요하다. 압력솥을 사용하면 단시간에 고기를 푹 익힐 수 있어 육질이 훨씬 연해진다. 그러나 압력솥은 자칫 고기가 지나치게 풀어져 모양이 흐트러질 수 있다. 반면 일반 냄비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국물 맛이 더 깊어진다. 상황에 따라 도구를 선택하되, 시간을 충분히 들이는 것이 최선이다.

◆ 마무리에서 갈린다, 윤기와 풍미의 차이

마지막 단계에서는 불을 줄이고 국물이 자작하게 남을 때까지 졸여준다. 이때 꿀이나 올리고당을 약간 더하면 윤기가 흐르고 감칠맛이 배가된다. 마지막에 통깨를 솔솔 뿌리면 고소한 풍미가 더해져 식욕을 돋운다. 만약 더욱 부드럽게 즐기고 싶다면 한 번 식힌 뒤 다시 데워 먹는 것도 방법이다. 식히는 과정에서 양념이 더 배어들고, 고기가 차분히 결을 정리한다.

◆ 전통의 손맛과 현대의 편리함

돼지갈비찜은 예부터 잔칫상이나 명절 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었다.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대접받는 이의 마음을 전하는 요리다. 오늘날에는 전기압력밥솥이나 간편 양념 소스를 이용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기본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 핏물을 빼고, 잡내를 제거하고, 연육 과정을 거쳐 천천히 익히는 것. 이 정성을 다하는 과정이 돼지갈비찜을 부들부들하고 깊은 맛으로 완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