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찌면 천연 정력제…무려 1억 7000만 원 어치 미국 수출된 '국민 작물'

2025-09-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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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특산물 활용한 가공상품 미국 진출

정읍 지황 모습. AI를 활용해 원본 사진의 해상도 등을 향상시킨 사진입니다. / 농업진흥청 제공
정읍 지황 모습. AI를 활용해 원본 사진의 해상도 등을 향상시킨 사진입니다. / 농업진흥청 제공

한국 작물이 수출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전북 정읍시의 대표적인 특산물이자 자랑거리인 지황이 가공식품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정읍시는 26일 감곡문화체육센터에서 '지황' 가공상품 수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정읍 지황을 활용한 가공상품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수출을 기념하고 지역 농특산물의 인지도 제고와 해외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기 위한 자리였다.

이번에 정읍 지황을 활용한 지황차와 숙지황 현미밥, 숙지황 현미스낵, 정읍 쌍화차, 쌍화차 시리얼, 쌍화차 누룽지 등 10여 종의 가공상품(1억 7000만 원 상당)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정읍시에 따르면 정읍시 옹동면은 한때 전국 지황 생산량의 70%를 차지했다. 품질도 조선시대 임금님 등을 위해 궁중에 진상될 만큼 최고로 꼽힌다. 정읍 옹동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지황은 기후와 토질 때문에 조직이 단단하고 저장력과 약 성분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생지황을 아홉 번 쪄서 아홉 번 말린 숙지황은 지황을 찌고 말리기를 아홉 번 반복한다는 '구증구포' 제법으로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도 기록됐다. 한의학에서는 숙지황을 남성의 정력 보강뿐만 아니라 여성의 자궁 건강, 노화 방지 등을 위해 활용해 왔다.

정읍 지황은 이런 역사를 이어받아 1992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주산단지로 지정됐고 2015년에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등록했다. 정읍시는 2022년부터 정읍 지황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며 정읍 지황 농업 시스템의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에 매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호연 정읍부시장은 연합뉴스에 "정읍 지황은 약재적 가치는 물론 가공상품으로서도 세계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라며 "앞으로 품질 고도화와 해외 판로 개척을 통해 지역 농특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귀하게 즐겨 먹어 '국민 작물'로 불리는 지황은 주로 전라북도 정읍 지역에서 대규모로 재배되는 약용작물이다. 뿌리가 굵고 진한 갈색을 띠며 예로부터 한약재로 널리 쓰여 왔다. 지황은 봄에 파종해 가을에 수확하는데 기후와 토양 조건이 잘 맞아 정읍은 전국적으로 지황의 주산지로 자리 잡았다.

지황은 크게 생지황, 건지황, 숙지황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가공 방식에 따라 약효와 쓰임새가 달라진다. 생지황은 열을 내리고 갈증을 해소하며 건지황은 혈액을 보충하고 체력을 보강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숙지황은 오래 달여 가공한 것으로 신장을 보하고 정혈을 보충하는 데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피를 보충하고 음기를 강화하며 어지럼증, 불면,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황에는 이리도이드 글리코시드, 카탈폴, 레마니아사이드 등 유효 성분이 풍부해 항산화와 면역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 의학에서도 지황 추출물은 혈당 조절, 간 기능 개선, 항염 작용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지황은 한의학뿐 아니라 건강식품 원료로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정읍 지역은 이를 기반으로 특화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정읍 지황은 품질이 우수해 약재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농가의 중요한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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