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

2025-09-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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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위험하면 월드컵 개최 도시 변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월드컵 개최 예정인 미국 도시들 중 조금이라도 위험한 곳이 있다면 경기 장소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월드컵이 매우 안전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장담하면서도 일부 개최 도시를 변경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기자가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를 거론하며 이 두 도시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반발해왔다고 언급한 뒤 이들 도시가 행정부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흥미로운 질문"이라며 "우리는 그 지역들이 안전한지 확인할 것이다. 그곳들은 자신들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 운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애틀의 루멘 필드는 내년 6월 19일 미국 대표팀의 두 번째 조별리그 경기를 포함해 조별리그 4경기와 32강전 1경기, 16강전 1경기 등 총 6경기를 치른다. 샌프란시스코 남쪽 약 64km 떨어진 산타클라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은 조별리그 5경기와 32강전 1경기를 개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멤피스에 (연방요원을) 투입할 예정이고 다른 도시들에도 곧 보낼 것이다. 시카고에도 곧 들어간다. 월드컵은 안전할 것이다.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다른 도시로 옮기겠다.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그 도시에서 월드컵을 치르지 않겠다. 월드컵이나 (2028년) 올림픽에서 조금이라도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도시가 있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장소를 조금 바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6년 월드컵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함께 개최하는 48팀 규모의 대회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도시는 애틀랜타, 보스턴, 댈러스,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캔자스시티, 마이애미, 뉴욕/뉴저지, 필라델피아 등 총 11곳이다. 멕시코는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몬테레이에서, 캐나다는 밴쿠버와 토론토에서 각각 경기를 연다.

FIFA가 지난 2월 월드컵 일정을 정한 이후 미국의 11개 개최 도시들은 모두 월드컵 준비에 한창이다. 내년 6월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지금 와서 경기장을 바꾸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의문이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월드컵 경기 장소를 마음대로 바꿀 권한이 없다. 하지만 그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을 자신의 "훌륭한 친구"라고 부르며 개인적인 관계를 과시해왔다.

공개된 일부 계약서를 보면 FIFA와 개최 도시 간 계약에는 FIFA가 "일반적인 이유로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FIFA가 계약을 끝내거나 어길 경우를 대비해 FIFA에 광범위한 권한과 법적 보호막을 제공하는 조항도 들어있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월드컵 보안을 위해 연방예산 6억2500만 달러를 책정했다. 이 돈은 미국 11개 개최 도시에 똑같이 나눠주는 게 아니라 각 도시의 필요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각 도시가 소요 비용과 지원 요청서를 제출하면 검토해 돈을 준다. 태스크포스 위원장인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일부 도시에 돈을 주지 않을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FIFA는 미국 언론의 논평 요청에 아직 답하지 않았다.

48개 팀이 참가하는 월드컵 조 추첨식은 오는 12월 5일 워싱턴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수도 지역의 최신 범죄 통계를 언급하며 "범죄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8월 워싱턴을 범죄 비상사태 지역으로 선포하고 방위군까지 보낸 바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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