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지성 호우, 예측은 어려워도 대비는 가능하다.
2025-09-2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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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기억해야 할 4가지 안전수칙을 전하고자 한다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예측하기 어려운 국지성 호우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이제는 낯설지 않은 갑작스러운 폭우가 하천을 범람시키고, 산사태와 도로 침수로 이어져 우리의 안전을 위협한다. 문제는 이러한 호우 자체보다, 이를 대비하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진다는 점이다.
소방관으로서 현장에서 마주하는 사고들은 대부분 “조금만 더 주의했더라면 예방할 수 있었던 일”이 많다. 갑작스러운 국지성 호우에 안전하게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4가지 안전수칙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 기상 정보 확인 습관을 가져야 한다. 기상청 앱이나 방송을 통해 특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호우경보가 발령되면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이동할 경우에는 교통·내비게이션 정보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둘째, 침수 지역은 절대 통행해서는 안 된다. 물에 잠긴 도로는 수심과 바닥 상태를 알 수 없어 매우 위험하다. 보통 무릎 높이(약 30cm)의 물에서도 차량이 쉽게 고장 나거나 떠밀릴 수 있다. 특히 지하차도·하천변 산책로·저지대 도로는 접근을 피해야 한다.
셋째, 주거지는 사전에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집 앞 배수구와 하수구의 낙엽과 이물질을 미리 제거해 물길을 확보해야 한다. 저지대 주택은 모래주머니나 차수판을 준비하고, 침수 가능성이 뚜렷할 때는 물이 들어오기 전에 전기차단기를 내려야 한다. 가스밸브는 위치를 가족과 함께 숙지하고, 필요 시 즉시 잠가야 한다.
넷째, 산사태 위험 지역에서는 신속히 대피할 준비를 해야 한다. 비탈면이 갈라지거나 흙탕물이 흐르고, 나무가 기울어지는 등 이상 징후가 보이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특히 산간이나 농촌 지역은 비닐하우스 지지대를 보강하고, 축사 배수로를 미리 점검해 두어야 한다.
이처럼 네 가지 수칙을 생활 속에서 지킨다면 국지성 호우에도 한층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다. 국지성 호우는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평소의 작은 대비와 안전수칙 준수만으로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의 시대, 방심이 아닌 철저한 대비만이 우리의 안전을 지킨다.
김해동부소방서 삼정119안전센터 소방장 윤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