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재 사태, 이 정도로까지 심각하다
2025-09-2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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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금융 먹통... 병원 진료, 화장 예약까지 멈췄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여파로 주말인 27일 대규모 정부 전산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서 시민 불편이 잇따랐다.
모바일 신분증부터 우체국 우편·금융 서비스, 병원 진료, 화장(火葬) 예약에 이르기까지 실생활과 밀접한 시스템이 전방위적으로 멈추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김포국제공항에서는 가족 여행을 위해 필요한 가족관계 증명서류를 발급받지 못해 항공편을 이용하지 못하는 승객들이 발생했다. 정부24 시스템 오류로 모바일 발급이 불가능해지면서 준비하지 못한 서류 때문에 여행 계획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잇따랐다.
김포공항 국내선 2층에 있는 무인 발급기에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시설 화재로 무인 민원 발급 창구 일부 발급 서비스가 일시 중단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띄워져 있었다.
시민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길어지지나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부동산 거래 때문에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한 시민이 서류를 떼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일도 벌어졌다.
우체국 우편·금융 서비스 마비로 불편을 겪은 시민도 있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로 물류 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우체국 택배를 이용한 시민들은 배송 조회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불안감을 호소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배송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방접종 시스템이 먹통이 된 까닭에 시민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 현장인 병원에서도 불편한 상황이 빚어졌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화장시설 온라인 예약서비스인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도 접속이 어려워 당분간 화장 예약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화 행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말인 이날 열린 한 음악 축제의 주최 측은 '모바일신분증 재난 상황 대체 인증' 공지를 올려 실물 신분증을 사진으로 찍은 경우 입장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 밖에도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일사편리'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국가통계포털 등 서비스도 줄줄이 중단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불편을 호소하는 누리꾼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주거래 은행이 우체국인데 이체도 결제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식당에서 결제하려는데 안 돼서 급히 다른 통장으로 현금을 뽑았다"고 했다.
경찰 112 신고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경찰 관계자는 "112 시스템은 서버가 본청과 지방청별로 따로 구축돼 있다"며 112 치안 종합상황실과 신고 포털 모두 정상 작동 중이라고 했다. 다만 사건 접수 여부나 수사 진행 상황을 알리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카카오톡 메시지·SMS 발송은 현재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오후 8시 20분께 정부 전산시스템이 있는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정부24 등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의 가동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