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국가전산망 화재는 '이것' 때문이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2025-09-2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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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발생 약 22시간 뒤인 27일 오후 6시경 완전 진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전산실에서 벌어진 화재는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배터리는 2014년 8월에 국정자원에 납품돼 가동된 이후 사용 연한인 10년을 이미 넘긴 상태였고, 1년 이상 초과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사용 연한 초과 배터리의 품질 저하가 이번 사고를 촉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소실된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한 반출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27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소실된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한 반출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2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전날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을 기반으로 두 개의 업체를 거쳐 납품 및 설치됐다. 정상적인 교체 주기를 넘긴 배터리는 성능 저하와 결함 발생 위험이 커지고, 이 때문에 사고 위험이 증대되는 것은 업계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행안부와 국정자원은 왜 사용 연한이 지난 배터리를 계속 운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작업자 13명이 5층 전산실에 있던 서버와 UPS용 배터리를 지하로 옮기는 과정을 진행하던 중, 전원이 차단된 것으로 알려진 배터리 1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체 이전 작업은 4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고, 앞선 두 번은 문제없이 끝났으나 세 번째 작업에서 불이 시작됐다. 국정자원과 행안부는 이 같은 상황을 설명했지만, 사고 과정에 대해 의문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단순한 노후화만이 아니라 작업 과정에서 전원 차단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관리 실수, 이른바 휴먼 에러(사람 실수)가 화재를 유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전원이 차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선을 분리하다가 전기 단락, 즉 쇼트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불이 났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약 22시간 뒤인 27일 오후 6시경 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 대한 완전 진화를 선언했다. 이후 행안부와 국정자원, 소방, 경찰이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실시해 화재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피해 규모 산출에 들어갔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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