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트럼프가 말한 3500억달러, 현금으로 낼 수 없다... 감당 못해”
2025-09-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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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누구라도 인정하는 사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에 대해 '선불'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우리가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27일 채널A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선불 발언으로 대미 관세협상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협상 전술에 따라 그런 입장을 밝힌 게 아니라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건 대한민국의 누구라도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라며 "여야를 떠나 누구라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을 가지고 얘기하려 하고, 대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나의 목표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차기 정상회담 계기"라며 "APEC 때인데, 그때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깜짝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아직은 그냥 상상의 영역에 있다"며 "그렇게 될 개연성이나 조짐이 보이는 건 아직은 없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미 뉴욕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관세협상에 대해 논의한 것과 관련해선 "이번에 만나 얘기를 했지만 협상에 진전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그 만남의 계기는 협상장이 아니었고, 단지 우리 입장을 좀 더 명확하고 비중 있게 전달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협상에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포괄적 한반도 평화 비전인 'END(교류·Exchange, 관계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이니셔티브'에 대해 "국민들 중에서는 ‘그 순서대로 하는 게 아니냐. E부터 하고 그다음에 N 하고 D, 즉 비핵화는 맨 나중이 아니냐’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이건 글자를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 사실은 순서나 우선순위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ND 이니셔티브에 대해 야당이 "비핵화 포기가 아니냐, 김정은만 웃고 있다"고 공세하는 데 대해선 "비핵화 포기라는 건 절대 맞지 않는 말"이라며 "비핵화를 포기한 적도 없고, 포기할 생각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는 한국의 목표이고, 한·미·일 공조에서 언제나 나오는 공동의 목표"라며 "대통령도 지금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엄중한 위기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대통령이 자주 하는 말씀이 '이대로 가면 거의 매년 핵무기가 15~20개씩 늘어나지 않느냐. 이 상황을 방치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래서 우선 급히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중단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단이란 건 비핵화로 가는 과정이자 출발점"이라며 "궁극적으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중단시키고, 축소시키고, 폐기한다는 것이지 비핵화 목표를 포기한다는 건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END 이니셔티브 개념에 대해 "사실은 이 제안은 통일부에서 나왔다"며 "통일부 제안이 대통령실에 올라와서 저희가 그 틀을 그대로 받고 조금 수정을 가했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순방 직전 SNS에 "외국군 없이 자주 국방 못 한다는 건 굴종적 사고와 마찬가지다"라고 한 발언과 관련, "동맹은 여전히 중요하고 미국과의 공조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우리가 재래식 전력 부분에서 해야 할 도리에 대해선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자’ 자주 국방의 정도를 높이자‘라는 취지로 한 말씀"이라고 했다.
<인터뷰 전문>
Q. 이재명 대통령의 UN 총회 순방에 동행했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A. 네, 안녕하십니까.
Q. 이재명 대통령의 첫 UN 순방이었습니다. 가장 큰 성과를 꼽으신다면 무엇이 있겠습니까?
A. 우선은 UN 총회 연설과 안보리 회의 주재를 통해서 “민주 한국이 국제사회에 돌아왔다. 그러한 민주 한국은 국제·글로벌 기여에 책임을 다할 나라가 됐다”라고 알린 게 첫째로 중요한 성과라고 봅니다.
Q. 어디에 특히 주안점을 두셨습니까?
A. 세계적 투자회사인 블랙록과 MOU를 체결해서 AI와 인프라 분야에 관한 투자 유치를 시도했고요. 그리고 뉴욕 증시에 가서 타종도 하고, 뉴욕 증시에서 미국의 유수한 투자자들과 한국 경제 투자 소개 서밋을 했습니다.
Q. 첫 대북 구상이 소개됐습니다. E.N.D 이니셔티브를 발표하셨는데, 시청자들께서는 신문·방송 매체로 접하셨겠지만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모르시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E.N.D 이니셔티브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A. E.N.D의 E는 교류고, N은 정상화고, D는 비핵화 이렇게 돼 있죠. 사람들은 E.N.D 개념이 어디서 제안됐는지 궁금할 텐데, 사실은 이 제안은 통일부에서 나왔습니다. 통일부 제안이 대통령실에 올라와서 저희가 그 틀을 그대로 받고 조금 수정을 가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E.N.D이다 보니까 국민들 중에서는 그 순서대로 하는 게 아니냐, E부터 하고 그다음에 N 하고 D, 즉 비핵화는 맨 나중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건 글자를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 사실은 순서나 우선순위가 있는 건 아닙니다.
Q. 야당에선 E.N.D 이니셔티브를 두고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핵화 포기가 아니냐, 김정은만 웃고 있다”라고 비판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A. 비핵화 포기라는 건 절대 맞지 않는 말입니다. 비핵화를 포기한 적도 없고, 포기할 생각도 한 적이 없습니다. 비핵화는 한국의 목표이고, 한·미·일 공조에서 언제나 나오는 공동의 목표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지금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엄중한 위기 인식을 갖고 계십니다. 대통령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이대로 가면 거의 매년 핵무기가 15~20개씩 늘어나지 않느냐. 이 상황을 방치할 수 있느냐”입니다. 그래서 우선 급히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중단시키는 겁니다. 그리고 중단이란 건 비핵화로 가는 과정입니다. 출발점이자 과정입니다. 궁극적으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하여 중단시키고, 축소시키고, 폐기한다는 것이지 비핵화 목표를 포기한다는 건 어디에도 없습니다.
Q. 순방 직전에 이 대통령께서 SNS에 “외국군 없이 자주 국방 못 한다는 건 굴종적 사고와 마찬가지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야당에선 “주한미군 철수하라는 거 아니냐”라고 하는데요?
A. 동맹은 여전히 중요하고 미국과의 공조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우리가 재래식 전력 부분에서 해야 할 도리에 대해선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 자신감을 갖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자, 자주 국방의 정도를 높이자 그런 취지로 하신 말씀입니다.
Q. 대통령께서 미국 현지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만나 세부적인 관세 협상을 논의했는데, 이번 순방을 계기로 협상에 진전이 있었습니까?
A. 이번에 만나 얘기를 했지만 협상에 진전이 있었던 건 아니고요. 그 만남의 계기는 협상장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우리 입장을 좀 더 명확하고 비중 있게 전달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협상에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Q. 만남 이후에 트럼프 미 대통령이 3,500억 달러 선불 지급을 언급하면서 협상 과정 마지막에서 꼬이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요.
A. 그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좀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저희가 밝힌 입장은 협상의 전술에 따라 그런 입장을 밝힌 게 아니라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는 겁니다. 3,500억 달러를 우리가 현금으로 낼 수는 없습니다. 그건 대한민국의 누구라도 인정하는 사실일 겁니다. 여야를 떠나 누구라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을 가지고 얘기하려 하고, 대안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의 목표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차기 정상회담 계기라고 봅니다. APEC 때인데, 그때를 향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북미정상회담, 이번 APEC을 기점으로 트럼프 대통령이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같은 곳에서 깜짝 만남을 가질 수도 있을까요?
A.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리기보다는 아직은 그냥 상상의 영역에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될 개연성이나 조짐이 보이는 건 아직은 없습니다.
Q. 지금까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A.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