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하고, 이혼도 했다" 6년 만에 돌아온 김건모 오열

2025-09-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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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침묵, 그의 무대에 걸린 마음의 상처
팬들의 함성 속 다시 태어난 90년대 음악의 아이콘

가수 김건모가 오랜 침묵을 깨고 팬들 앞에 섰다.

성폭행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한 지 6년 만에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열며 가요계 복귀를 알린 것이다.

지난 27일 부산 수영구 KBS홀에서 열린 ‘25-26 김건모 라이브투어 KIM GUN MO’ 첫 공연은 그 자체로 화제를 모았다. 대중 앞에 선 것은 2019년 방송에서 하차한 이후 처음이라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 공백을 언급하며 무대에 오른 가수

공연의 시작은 영상 메시지였다. 스크린 속 김건모는 “잘 지냈니, 보고 싶었어. 나의 시간은 하얀 여백이었을까, 아니면 깊은 어둠이었을까”라며 긴 공백을 고백했다. 이후 무대에 선 그는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하며 살아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개인적 굴곡과 함께 다시 마이크를 잡은 그의 모습에 객석은 큰 환호로 응답했다.

김건모 / 뉴스1
김건모 / 뉴스1

◆ 히트곡으로 채운 120분

무대 위 김건모는 여전히 힘이 있었다. ‘핑계’, ‘스피드’, ‘서울의 달’,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등 90년대와 2000년대를 대표하는 히트곡들이 이어졌다. 총 27곡을 소화하며 러닝타임은 120분을 훌쩍 넘겼다. 익숙한 노래가 울려 퍼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합창이 이어졌고, 오랜 세월을 건너 다시 만난 팬들의 열정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 무대에서 터져 나온 눈물

공연 말미, 김건모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마지막 곡을 마친 뒤 관객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고, 한동안 무대 위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쏟았다. 그를 향한 환호와 박수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그 역시 팬들과의 재회를 깊이 받아들이는 듯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김건모는 무대를 떠나 있었지만 음악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았다. 이번 무대는 그가 얼마나 음악을 그리워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전했다.

◆ 의혹과 무혐의, 그리고 파경까지

김건모의 공백은 짧지 않았다. 그는 2016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주점에서 유흥업소 여성 A씨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2019년 피소됐다. 의혹이 제기된 뒤 그는 모든 활동을 중단했고, 방송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2021년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사건은 종결됐다. 하지만 활동은 쉽사리 재개되지 않았다. 개인사도 순탄치 않았다. 2019년 10월 피아니스트 장지연과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되었으나, 결혼 3년 만인 2022년 이혼을 겪었다. 이번 복귀 무대에서 그가 “결혼도 하고 이혼도 했다”고 짧게 언급한 것은 그 시간을 압축적으로 드러낸 말이었다.

김건모 / 뉴스1
김건모 / 뉴스1

◆ 다시 시작하는 전국 투어

공연은 부산에서 시작됐지만 앞으로의 여정은 길다. 제작사에 따르면 김건모는 10월 대구, 11월 수원, 12월 대전과 인천을 거쳐 내년 초 서울에서 투어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그는 무대에서 “이번에는 쉼표가 아니라 마침표를 찍겠다”며 전국 투어 완주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단순한 컴백 공연이 아니라, 다시 무대 위에서 완전한 음악인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로 읽힌다.

◆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

김건모의 복귀는 반가움과 논란이 교차한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팬들에게는 추억과 감동의 무대였지만, 과거의 의혹과 사회적 파장을 기억하는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여전히 한국 가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히트곡들을 가진 가수라는 사실이다. 이번 전국 투어가 그에게 ‘재기의 무대’로 자리매김할지, 아니면 또 다른 평가의 갈림길이 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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