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임진왜란 때 조선왕조실록 살아 남은 걸 교훈 삼아라"

2025-09-28 16:04

add remove print link

정부 전산망 안전성에 대한 논란

최근 정부 전산망 마비로 국민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치적 공방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그는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치적 공격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과학·통신을 담당하는 국회의원이라면 해법을 고민하고 제시하는 것이 책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역사적 사례를 들며 지리적 이중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조선왕조실록을 한양과 춘추관, 충주, 전주, 성주 등 여러 곳에 분산 보관했던 지혜를 떠올려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임진왜란 당시 전주에 보관된 실록만 살아남아 역사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국가 핵심 서비스도 단순히 장비를 이중화하는 수준을 넘어, 지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센터에 분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같은 지역 내 장비 중복이 아닌, 다른 권역에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 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 뉴스1

현재 정부 데이터센터는 대전·세종에 집중돼 있다. 이 대표는 이 구조를 지적하며 “영남권과 호남권에도 데이터센터를 건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분산형 백업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는 오히려 민간보다 더 강력한 자체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백업을 넘어, 24시간 중단 없는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데이터센터 이중화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저장 장치 가격이 충분히 낮아졌고,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며 기술적·경제적 여건이 성숙했음을 짚었다. 그는 “이번 장애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과 국민 불편을 고려하면, 이중화 구축 비용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민 안전과 신뢰 확보가 가장 중요한 투자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해외 IT 기업들의 운영 문화를 예로 들었다. 넷플릭스가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중단시켜 복원 체계를 점검하는 ‘카오스 몽키(Chaos Monkey)’를 언급하며 “정기적인 테스트와 개선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즉, 장애 발생 이후 복구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위기 상황을 가정하고 점검하는 체계적 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전산망을 사회 기반 시설로 보는 관점에서, 재난 대응 시스템을 IT 인프라에 접목해야 한다는 제언으로 해석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 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 뉴스1

이 대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회 질의를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구체적인 대책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실행 의지를 강하게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화려한 AI 시대를 외치기 전에 기초 인프라부터 튼튼히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우리 디지털 인프라를 점검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복구에 매진하는 엔지니어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정적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데이터센터 이중화 필요성을 지적한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전자정부 서비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전산망 장애는 단순 불편을 넘어 사회 전반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행정, 금융, 의료 등 핵심 서비스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만큼, 안정성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적이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