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명만 입장…물도 맑히고 사람도 쉬게 하는 '국내 여행지’
2025-09-2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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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과 학습이 함께하는 힐링 공간
수치로 확인된 수질 개선 효과
울산 회야강 생태습지가 여름마다 연꽃으로 가득 차고 숲길이 열리면서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회야정수사업소는 회야강 상류에 조성된 생태습지가 휴식과 탐방 공간으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수질 정화 효과까지 거두며 울산을 대표하는 친환경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곳은 매년 여름 탐방 행사를 통해 시민에게 개방된다. 연꽃으로 뒤덮인 습지를 거닐며 수생식물이 물을 정화하는 과정을 배우고 정수 시설의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단순히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여름철 힐링 공간으로 활용되며 학습의 장으로도 기능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수도권 등 외부에서 찾는 발길까지 이어져 울산의 이미지를 알리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탐방은 상수원 보호구역 관리 차원에서 하루 100명으로 제한된다.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3000여 명이 참여해 숲길과 습지를 걷는다. 시민들이 꾸준히 찾는다는 건 회야강 생태습지가 단순한 정수 시설을 넘어 울산의 숨은 명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숲과 습지를 직접 체험하며 얻는 경험은 어디서나 쉽게 누릴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이다.

회야강 생태습지는 단순한 명소를 넘어 수질 정화 기능도 충실히 하고 있다. 2004년 상류에 조성된 뒤 매년 효과가 분석됐고 2017년 이후부터 뚜렷한 성과가 확인됐다. 상류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은 습지를 거치며 크게 줄었다. 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은 46.6% 감소했고 부유물질은 61.2% 줄었다. 총질소는 43.2% 줄었고 총인도 27.3% 낮아져 수질 정화 효과가 수치로 입증됐다.
이 같은 결과는 수생식물의 흡수와 미생물의 분해, 침전과 흡착 작용이 함께 이루어지면서 나타난다. 극심한 가뭄이나 집중호우 때에는 일시적으로 정화 능력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의 생태계로 회복돼 안정적인 정화 기능을 되찾는다.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며 기능을 이어가는 구조라서 인공적인 시설과는 다른 친환경 수질 관리 모델로 평가된다.
회야정수사업소는 생태습지가 수질 정화와 지역 명소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관리와 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울산을 대표하는 친환경 수질정화 시설이자 생태관광 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회야강은 울산을 대표하는 하천으로 상류에는 회야댐과 정수장이 있어 시민들의 식수원을 책임지고, 하류에는 습지와 숲, 농경지가 이어져 생태적 다양성이 살아 있는 공간으로 꼽힌다. 단순한 수자원 관리 구역을 넘어 자연이 보존된 생태 보고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일대에서는 멸종위기종 저어새가 처음 관측됐고 여름철새 맹금류의 사냥 장면이 잇따라 포착됐다. 알락꼬리마도요와 적갈색따오기 같은 희귀 철새도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천연기념물 먹황새까지 관찰됐다. 회야강은 이제 다양한 조류의 서식지로 자리 잡으며 국제적 보전 가치가 높은 하천으로 평가받고 있고 생태습지는 물을 정화하는 기능과 더불어 탐방객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회야강 생태습지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연꽃이 피는 여름에만 1년에 한 차례 개방된다. 올해 탐방 기간은 이미 끝나 지금은 내부 출입이 전면 제한된 상태다. 대신 인근 회야호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면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탐방이 막힌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