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노래 표절 의혹…지금 한국 여론 발칵 뒤집어 놓은 '가수'
2025-09-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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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국경을 넘은 것은 창작인가, 표절인가
일본 한 인디 밴드가 발표한 신곡이 고(故) 김광석의 대표곡과 지나치게 닮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국 음악 팬들 분노가 커지고 있다. 당사자인 밴드 측은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국내외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논란의 주인공은 일본 인디 밴드 '슈퍼등산부'다. 이들은 지난 10일 신곡 '산보'를 공개했는데, 작사·작곡은 멤버 오다 토모유키가 맡았다. 곡이 공개된 직후 일부 국내 음악 팬들은 도입부 멜로디가 김광석이 1994년 발표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매우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곡의 첫 소절부터 약 4마디가 원곡과 겹친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유튜브에는 두 곡을 비교한 영상이 빠르게 확산됐고, 댓글창에는 '도입부만 들어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유사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논란은 한국을 넘어 일본 현지에서도 번지며 일부 일본 팬들 역시 곡의 유사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밴드 측 해명에도 논란 수그러들지 않아
슈퍼등산부는 논란이 거세지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장문의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여러분의 댓글을 보고 처음으로 고 김광석 님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들어보았다"며 "우리도 일부 멜로디가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제작 당시에는 해당 곡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단순히 산을 걷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작곡한 것"이라며 의도적인 표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논란을 통해 한국의 명곡을 알게 됐고, 음악이 국경을 넘어 사람을 잇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꼈다"고 덧붙였다. 밴드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팬들이 이 곡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기를 바란다"는 입장도 내놨다.
하지만 정작 표절 의혹에 대한 명확한 사과나 향후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로 인해 국내 팬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입장문 게시글에는 "음악이 국경을 넘은 게 아니라 표절이 국경을 넘은 것" "따뜻하게 받아들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창작자로서 양심은 있는가" 등의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다시 소환된 명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
문제가 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김광석이 생전에 발표한 마지막 정규 앨범의 수록곡이다.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큰 사랑을 받았고, 세월이 지나도 꾸준히 불리며 대중 속에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조명가게' 삽입곡으로 사용되며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김광석은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등 수많은 명곡을 남긴 가수로, 1996년 불의의 사고로 31세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리메이크와 방송을 통해 세대를 아우르며 전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논란은 단순한 표절 시비를 넘어, 한국 대중음악의 상징과도 같은 아티스트 작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표절 논란, 쉽게 끝나지 않을 듯
슈퍼등산부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음악 주요 멜로디 라인이 겹친다는 점에서 책임 있는 해명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국내 팬들은 김광석의 음악이 가지는 상징성과 문화적 무게를 고려할 때, 이번 사안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는 분위기다.
가을의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다시 불붙은 김광석의 음악은 아이러니하게도 표절 논란이라는 불편한 이슈와 함께 재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곡이 여전히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해당 표절 의혹 사건은 음악의 영향력과 동시에 창작 윤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