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사랑하는데…알만 먹고 몸통은 오히려 버리는 '신기한 생선'

2025-09-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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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롤, 덮밥 등 다양한 요리에 쓰여

톡톡 터지는 식감, 화려한 색감, 한 번쯤은 밥 위에 올려 먹어본 적 있을 것이다.

날치 자료사진 / semper-scifi-shutterstock.com
날치 자료사진 / semper-scifi-shutterstock.com

바로 날치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톡톡 터지는 식감의 주황색 날치알을 떠올린다. 날치알은 초밥, 롤, 덮밥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이는 전 세계적인 인기 식재료다. 하지만 정작 날치 '살'은 명태처럼 버릴 것 없이 활용되는 한국의 전통적인 식문화 속에서도 여전히 조연에 머물러 있다. 우리가 날치 살 대신 알을 더 많이 소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알의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시장을 장악

날치 알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식재료다. 짭조름하면서도 오독오독 터지는 독특한 식감은 다양한 요리의 풍미를 높이고 시각적인 만족감을 더한다. 날치 알은 명태 알이나 연어 알 등 다른 어란과 비교했을 때 여러 장점을 가진다.

첫째, 톡톡 터지는 특유의 식감은 다른 어란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둘째, 주황색 외에 다양한 색상으로 염색이 가능하여 요리에 화려한 색감을 더하는 데 유리하다. 셋째, 알 자체의 맛이 강하지 않아 밥, 마요네즈, 김치 등 어떤 식재료와도 잘 어울려 활용 범위가 매우 넓다. '날치알밥', '날치알쌈', 각종 퓨전 요리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날치알 덮밥 자료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날치알 덮밥 자료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명태 알이 숙성 과정을 거친 '젓갈' 형태로 한식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면, 날치알은 신선한 형태로 즉시 소비되며 퓨전 음식과 분식 문화의 발달에 따라 수요가 급증했다. 알이 가진 압도적인 상품성과 대중적인 범용성 덕분에, 날치의 경제적 가치는 거의 전적으로 이 작은 알에 집중된다.

◆ 날치 살의 외면: 구조적 한계와 낮은 경제성

명태는 살, 머리, 내장, 알 등 모든 부위가 다양한 이름과 방식으로 활용되는 '버릴 것 없는 생선'의 상징이다. 하지만 날치 살의 활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날치는 짧은 거리를 활공하기 위해 진화한 어종이다. 이로 인해 몸통 근육이 날개처럼 변형되었고, 일반 생선처럼 두툼한 살이 붙어있지 않다. 날치 살이 외면받는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날치알이 올라간 파스타 / mnimage-shutterstock.com
날치알이 올라간 파스타 / mnimage-shutterstock.com

날치는 몸이 날렵하고 유선형이어서 순살(가식부)이 적다. 날치는 넓은 바다를 유영하며 잡기가 쉽지 않고, 주로 알을 얻는 목적으로 어획된다. 따라서 대량으로 어획하여 살을 발라내어 가공하기에는 경제성이 낮다. 또한 알 채취 후 번거로운 살 분리 과정 없이 잔여 부산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 날치 살을 먹기도 하지만, 다른 흰살생선(도미, 대구 등)에 비해 육질의 풍미나 식감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가지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날치 살은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알을 얻기 위한 부수적인 재료로 취급받으며 가성비와 상품성 면에서 주류 생선에 밀려 소비가 미미하다.

날치알밥 / qubixx-shutterstock.com
날치알밥 / qubixx-shutterstock.com

맛이 없어서가 아니다. 구조적 한계, 경제성 부족, 시장의 수요가 모두 이 생선의 ‘살’을 조연으로 밀어냈다. 반면 ‘알’은 그 압도적인 상품성과 활용도로 메인 자리를 꿰차며 시장을 장악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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