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꿈도 못 꿨는데…한 달 만에 5716톤 쏟아져 반값된 '한국 대표 해산물'

2025-09-2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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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어기 풀린 이후 한 달간 전국에서 총 5716톤 판매된 수산물

고수온으로 인해 어획이 부진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 가을 꽃게가 대풍을 이루며 소비자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 가격까지 절반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서민들의 발길이 수산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매에 나온 꽃게 / 유튜브 '해산물 이야기꾼 백대표'
경매에 나온 꽃게 / 유튜브 '해산물 이야기꾼 백대표'

지난 28일 부산 MBC는 평일에도 손님들로 붐비는 부산 자갈치시장 풍경을 취재해 보도했다. 시장 꽃게 매대에서는 1만원짜리 바구니부터 2만원, 3만원대 상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남구 감만동에 사는 최경순 씨는 부산 MBC와 인터뷰에서 "싸니까 더 사고 싶은 생각이 든다. 사실은 서민들 입장에선 비싸면 못 사 먹는다. 싸니까 와본거다"라며 구매 이유를 밝혔다.

상인들 역시 올해 꽃게 품질에 만족감을 표했다. 상인 이성순 씨는 "선도가 굉장히 싱싱하고 들었을 때 좀 무게도 있고. 단골 손님들이 맛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꽃게 할인 행사에 몰린 시민들 / 뉴스1
꽃게 할인 행사에 몰린 시민들 / 뉴스1

8월 21일 금어기가 풀린 이후 한 달간 전국에서 거래된 꽃게는 총 5716톤에 달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양으로, 고수온으로 어획이 급감했던 작년 동일 기간과 비교하면 79% 늘어난 수치다.

부산 지역만 놓고 봐도 변화는 뚜렷하다. 매년 1톤에도 못 미쳤던 거래량이 올해는 1.5톤을 기록하며 최근 10년 사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냈다.

가격 하락도 눈에 띈다. 전국 기준 kg당 꽃게 거래가는 6686원으로, 최근 10년 평균치보다 19.8% 저렴한 수준이다. 노량진수산시장 자료에 따르면, 암컷 꽃게의 9월 2주차 평균 경락가는 kg당 4800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9800원)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수컷도 kg당 1만원으로 작년(1만2900원) 대비 22% 낮아졌다.

가을 제철 맞은 꽃게 / 뉴스1
가을 제철 맞은 꽃게 / 뉴스1

이처럼 꽃게가 풍년을 맞은 이유는 해양 환경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서해 바닥층의 차가운 물웅덩이, 즉 냉수대가 올해 연안 쪽으로 확대되면서 따뜻한 수온을 선호하는 꽃게들이 차가운 물을 피해 연안 어장으로 집중적으로 모여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2025년 봄철 황해 난류의 서해 수송량이 증가하고 봄 어기 꽃게의 크기가 커진 것도 어획량 증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자연 생태계의 변화와 어획 환경 개선이 맞물리면서 올해 꽃게 대풍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올 가을 꽃게 어획량이 최대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당분간 가격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들도 풍부한 물량을 바탕으로 꽃게 할인 행사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6일간 '통큰세일' 행사를 진행하며 '가을 햇꽃게' 100g을 금어기 해제 이후 최저가인 896원에 판매한다. 약 50톤 규모의 물량을 준비했다.

이마트 역시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고래잇 페스타'를 열고 가을 햇꽃게를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50% 할인해 100g당 890원에 선보인다.

올 가을 꽃게 풍년은 고수온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작년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서민들의 가을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유튜브, 부산MBC뉴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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