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도 능이도 아니다... 세종대왕도 가장 맛있다며 극찬한 '왕중왕 버섯'

2025-10-0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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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해서 산림청이 특별산림보호대상종으로 지정한 버섯

송이버섯(왼쪽)과 능이버섯 / 연합뉴스
송이버섯(왼쪽)과 능이버섯 / 연합뉴스

은행나무 잎이 겹겹이 쌓인 듯한 독특한 형태에서 이름 붙여진 버섯이 있다. 버섯 애호가들 사이에서 '왕중왕 버섯'으로 불릴 정도로 귀한 식재료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가장 맛있다고 극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버섯이기도 하다. 이 버섯의 이름은 잎새버섯이다.

잎새버섯 / '산야초TV' 유튜브
잎새버섯 / '산야초TV' 유튜브

잎새버섯은 자실체가 산호 모양으로 무수한 분지를 이루며, 분지 끝마다 은행나무 잎처럼 생긴 갓들이 여러 겹으로 겹쳐져 다발을 이룬다. 갓의 크기는 21~45mm로 흑갈색에서 황토색을 띠며, 전체 크기는 150~300mm에 달한다. 갓 아랫면의 자실층은 관공형 구조로 돼 있다. 반원형의 부채꼴 모양을 한 이 버섯은 30여 가지의 독특한 향과 맛을 지녀 고급 식용 및 약용버섯으로 취급된다.

일본에서는 마이다케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산삼'이라 불릴 만큼 귀하게 여겨진다. 막부시대부터 이미 그 효능을 인정받아 대중화된 식재료다. 현재 일본에서는 연간 2조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잎새버섯 / '산야초TV' 유튜브

잎새버섯은 가을철 활엽수의 근저부에 발생하는 백색부후균으로, 우리나라 전역과 북반구 온대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자연에서는 1년에 전국에서 두세 개만 발견돼도 잘 본 것이라 할 정도로 희귀하다. 국내에서는 산림보호종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귀한 버섯이다. 생육 환경이 그만큼 까다롭기 때문이다. 잎새버섯이 제대로 자라기 위해선 습도 95% 이상, 온도 17~18도를 24시간 유지해야 한다.

맛과 향에 있어서 잎새버섯은 능이와 송이를 연상시키는 은은한 향을 지녔다. 건강에 좋으면서도 맛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식감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풍부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잎새버섯 / 국립생물자원관
잎새버섯 / 국립생물자원관

조리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잎새버섯은 손으로 찢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인 볶음 요리가 가장 대중적이다. 올리브유나 식용유에 마늘을 먼저 볶다가 찢은 잎새버섯을 넣고 센 불에서 빠르게 볶는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면 간단한 안주나 반찬이 완성된다. 버섯의 수분이 많으므로 너무 오래 볶으면 질겨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골이나 찌개에 넣어도 좋다. 육수에 잎새버섯을 넣으면 깊은 맛이 우러나와 국물 요리의 풍미를 한층 높여준다. 구이로 즐기는 방법도 있다. 석쇠에 올려 구우면서 간장 양념을 발라 먹으면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파스타나 리조또 등 서양 요리에 활용해도 잘 어울린다.

최근에는 재배 기술이 발달하면서 예전보다 구하기 쉬워졌다. 스마트팜 자동 재배 시설을 통해 1년 365일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까다로운 재배 조건 때문에 다른 버섯에 비해 생산량이 적고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왕중왕 버섯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잎새버섯은 맛과 영양, 희소성을 모두 갖춘 식재료다. 세종대왕이 극찬했던 그 맛을 현대인들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끊임없는 재배 기술 개발 덕분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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