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g에 15만원... 그런데 “돈 줘도 안 먹어” vs “돈 더 주고라도 먹겠다“
2025-09-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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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하고 전면전 벌일 것” 말 나오는 한국 해산물

유튜브 채널 '찐투어'가 29일 공개한 '폭망? 군산 살린 수산시장 왜? 꽃게 참홍어 갑오징어 박터진 전라도 대표 수산시장 난리났다!' 영상은 군산 수산시장의 생생한 현장을 담고 있다. 영상 속 군산시수산물종합센터와 비응항·해망동 위판장은 몰려든 상인과 소비자들로 아우성을 이룬다.
요즘 군산시수산물종합센터가 전국적 주목을 받는 데는 홍어의 역할이 크다. 영상에 따르면 이날에만 비응항·해망동 위판장에서 참홍어 1000상자가 경매됐다. 군산시수산물종합센터에 입점한 가게마다 참홍어를 쫙 깔고 장사를 할 정도로 홍어가 넘쳐났다. 군산 앞바다는 흑산도와 함께 홍어의 주요 어장으로 꼽힌다.
홍어는 납작한 마름모꼴 몸통과 긴 꼬리가 특징이며, 연골로 이뤄진 몸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홍어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발효 과정에 있다. 홍어는 체내에 요소 성분이 많아 숙성 과정에서 암모니아가 생성된다. 이 암모니아 냄새가 매우 자극적이다. 이 냄새가 호불호를 가른다. 숙성한 홍어회를 두고 '돈 줘도 안 먹는다'는 사람과 '돈 더 주로라도 먹는다'는 사람이 나뉘는 이유다. 숙성을 제대로 한 홍어는 알싸하면서도 깊은 맛을 낸다. 전라도에서는 이를 '삭힌다'고 표현한다. 지역마다 선호하는 숙성 정도가 다르다. 홍어회에 환장하는 사람은 입천장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강하게 숙성해 먹기도 한다.

홍어는 크기에 따라 가격과 식감이 천차만별이다. 영상에서 한 상인은 "홍어는 커야 맛있다"며 "큰 놈이 더 야들야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5kg 이상 대형 참홍어는 한 마리씩 따로 담아 판매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암컷과 수컷도 계절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는데, 가을철에는 수컷 참홍어에 살이 차올라 수컷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 현지 상인들의 설명이다.
해망동 위판장에선 홍어 경매가 한창이었다. 암컷 홍어는 큰 것이 1kg당 1만 원 이상에 거래됐다. 5kg 이상은 한 마리씩 따로 담아 판매됐다. 9kg짜리는 1kg당 1만5000원에 거래됐다. 5kg 미만은 20kg씩 묶여 거래됐다. 한 관계자는 "가을에는 수컷을 선호한다"며 "지금은 수컷에 살이 찼다"고 설명했다.
홍어의 조리법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홍어회다. 삭힌 홍어를 얇게 썰어 돼지고기 수육, 김치와 함께 먹는 홍어삼합은 전라도의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홍어찜과 홍어탕도 홍어 마니아들에게 사랑을 받는 음식이다.
군산 홍어가 특별한 이유는 신선도에 있다. 해망동 위판장에서는 새벽 1시부터 하역이 시작돼 새벽 5시 30분에는 경매가 진행된다. 현지 바다에서 10척의 배가 조업하고, 2척의 운반선이 실어 나르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렇게 잡힌 홍어는 즉시 경매에 부쳐져 전국으로 배송된다. 영상 속 한 상인은 "군산 참홍어가 흑산도 홍어와 전면전을 벌일 것"이라며 군산 홍어의 품질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말이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군산 어민은 군산 홍어가 흑산도 홍어와 맛이나 품질이 비슷함에도 가격은 큰 차이가 난다면서 내심 불만이 많다.
박대는 홍어와 함께 군산을 대표하는 또 다른 특산물이다. 박대는 가자미목 참서대과에 속하는 흰살생선이다. 납작한 몸에 작은 입이 특징이다. 몸길이는 보통 20~30cm 정도이며, 은백색을 띤다. 서해안과 남해안에 주로 서식한다. 지역에 따라 참서대 또는 박대기로도 불린다. 박대는 흰살생선 특유의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살이 부드럽고 뼈가 적어 먹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박대의 제철은 가을부터 초겨울까지다. 영상 속 한 상인은 "박대가 나올 시기가 지금이 아니고 11월, 12월"이라며 "한 달 정도 있으면 본격적인 제철"이라고 설명했다. 제철 박대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기름기가 풍부하다.
박대의 가장 큰 특징은 조리의 편리함이다. 한 상인은 "후라이팬에 그냥 올리면 된다"며 "후라이팬을 뜨겁게 달구면 몸에서 기름이 나와 맛있게 구워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대는 기름을 두르지 않아도 자체 기름으로 구워지며, 따로 양념을 하지 않아도 담백한 맛을 낸다. "담백하고 식감이 좋으며, 조기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상인의 설명이다.
박대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작은 박대는 4마리에 1만원에, 큰 박대는 1마리에 1만 원에 팔리고 있다. 한 상인은 "큰 것이 더 맛있다"며 "나이 드신 분은 큰 것으로 구매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건어물센터에선 건조한 참박대도 판매됐다. 건조 박대는 보관이 용이하고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8마리에 1만 원부터 크기에 따라 3만 원에서 5만 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됐다. 원양산과 국산이 구분돼 판매된다. 당연하지만 국산이 더 비싸다.
박대 요리법도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이 박대구이다. 소금을 살짝 뿌려 구우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박대찜은 양념장에 무와 함께 찐 요리다. 박대조림은 간장 양념에 조려내 짭조름하면서도 깊은 맛을 낸다. 박대회도 맛있다. 신선한 박대를 회로 떠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군산이 홍어와 박대의 메카로 자리 잡은 데는 지리적 이점이 크다. 군산 앞바다는 서해의 풍부한 어장과 가까워 신선한 수산물을 바로 공급받을 수 있다. 비응항과 해망동 위판장은 새벽 경매를 통해 전국으로 수산물을 유통한다. 군산 수산물종합센터는 이렇게 경매된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대형 시장이다. 중간 유통단계를 줄여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수산물을 제공한다.
전어는 이날 최고 인기 품목이었다. 군산수산물종합센터에서는 대전에서 온 상인이 가을 전어를 원물 기준으로 1kg당 2만5000원에 구매했다. 가시 없이 뜬 회에 초장, 와사비를 포함한 가격이다.
참조기는 올해 가격이 높은 편이다. 20cm 기준 10마리에 3만 원에 팔렸다. 24cm급 대형은 마리당 5000원부터 8000원까지 거래됐다. 한 상인은 "올해 참조기는 좀 많이 비싸다"며 "조기를 대체해 부세조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보리굴비로 잘 알려진 부세조기는 참조기보다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