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만 뒤집었는데 2, 3마리가 기본... 요즘 꽃게보다 맛있다는 '별미 해산물'
2025-09-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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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기 전에 잡아야 한다... 지금이 딱 제철이 해산물

돌게는 민꽃게, 박하지로도 불리는 꽃게과 민꽃게속에 속한 갑각류다. 등껍질이 딱딱하고 돌 밑에 많이 서식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성질이 매우 사나운 것으로 악명 높다. 사람이 잡으려 다가가면 집게발을 번쩍 들고 덤벼들 정도. 집게발의 돌기가 특별히 날카롭게 발달한 데다 무는 힘이 워낙 세서 물리면 장갑을 껴도 상당히 아프다. 심지어 천적인 문어에게 먹이로 줬을 때도 문어의 다리를 물면서 저항하기까지 한다. 가까이 가면 양 집게다리를 치켜들며 경계태세를 취한다. 이 상태에서 손으로 잡으려 들면 위로 튀어오르며 집게로 물려고 달려든다.
'벌교꼬막왕자' 유튜브 채널에 최근 이 성질 더러운 돌게를 잡아서 먹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돌 뒤집기만 하면 돌 하나에 기본 2~3마리 돌게를 잡을 수 있는 곳, 직접 요리해서 먹어보자'란 제목의 이 영상은 물이 빠진 갯벌에서 펼쳐진 치열한(?) 돌게 채집 현장과 채집한 돌게를 간장게장, 양념무침, 찜, 탕 등으로 요리해 먹는 과정을 담았다.
영상 속 채집 장소는 벌교 일대의 갯벌. 물이 고여 있는 곳에 있는 돌 밑에 돌게들이 잔뜩 숨어 있었다. 유튜버 꼬막왕자는 "돌 하나에 한 마리씩은 기본"이라며 "이 동네는 돌게를 잡기에 딱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돌을 뒤집을 때마다 돌게들이 집게발을 치켜들고 위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번 붙자고 덤비는 듯한 자세다.
채집할 땐 집게가 필수다. 돌을 뒤집거나 집게로 쿡쿡 찌르면 돌게가 놀라서 나오는데, 이때 재빨리 등딱지를 잡아야 한다. 꼬막왕자는 "예전에는 집게 없이 장갑을 두세 개 끼고 물리면 물린 대로 잡았다"라며 "작은 돌일수록 작은 돌게가 숨어 있고 큰 것들은 몸집에 맞게 큰 돌을 선호한다"고 채집 노하우를 전했다. 영상엔 돌게들이 집게발로 공격하려 달려드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돌게들이 집게발을 번쩍 들고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채집 시 주의사항도 있다. 수산자원관리법 제14조에 따라 복부 외부에 알을 품고 있는 외포란 상태의 암컷은 반드시 살려줘야 한다.
시기도 중요하다. 수온이 따뜻한 추석 무렵까지는 얕은 곳에 머물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수온이 떨어지면서 깊은 바다로 이동한다. 꼬막왕자는 "찬바람 불기 전에 잡아야 한다"며 "지금이 딱 제철"이라고 말했다.
안전 수칙은 더욱 중요하다. 물때를 계산해 물이 들어오기 한두 시간 전에는 반드시 나와야 하며, 구명조끼 착용이 필수다. 영상에서는 "물이 들어올 때 출발하면 큰 사고가 난다"며 "욕심 부렸다가 사람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항상 안전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채집한 돌게는 간장게장, 양념무침, 찜, 탕으로 변신했다. 영상에서는 간장게장과 양념무침을 3일간 숙성해 친구와 함께 시식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꽃게보다 짭짤하면서 풍미가 더 있다" "감칠맛이 더 난다" "바다 냄새가 더 나면서 맛이 기가 막힌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특히 돌게 집게발이 별미로 꼽혔다. 살이 많이 몰려 있어 귀찮더라도 꼭 발라먹어야 한다. 다만 껍질이 매우 단단해 이빨로 깨는 것은 위험하다. 숟가락이나 칼 등으로 두드려 깨먹어야 한다. 돌게 내장에 대해선 "킹크랩의 내장과 비슷한 고소한 맛"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내장 수율이 한 50%"라며 "작은 개체임에도 내장이 꽉 차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돌게로 만든 탕도 인기였다. 국물 맛이 진하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국물을 된장찌개에 넣어도 엄청 맛있다" "중독성 있는 맛"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꽃게에 비해 크기가 작고 단맛이 적지만, 가을에 잡힌 민꽃게는 살이 꽉 차 있고 꽃게 못지않은 감칠맛을 낸다.
시식 평가는 호평 일색이었다. "꽃게의 단맛에 비해 짭짤하면서 입에 쫙쫙 달라붙는 맛이 있다" "꽃게는 단맛이 강하고 살이 부드러운 반면 돌게는 좀 더 짭짤하면서 풍미가 깊다"는 평가가 나왔다.
간장게장을 만들 때는 위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게를 잘 씻은 후 간장을 끓였다 넣기를 반복해 게에 들어있는 미생물이나 기생충을 확실히 죽여야 한다. 이 절차를 생략하면 기생충 감염 위험이 있다. 간장에 하루이틀 재워두기만 하고 먹는 것은 맛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돌게는 식당에서 대부분 간장게장의 재료로 소모되지만 생물을 구입하거나 직접 잡아서 찜으로 해먹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에 게찜을 맛보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집게발이 크고 통통하며 살이 맛있어 귀찮더라도 꼭 발라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