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정비 지연 ‘만성병’…? 배터리 오류 수리, 평균 23일, 최장 926일 대기

2025-09-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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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도 주행 5km 만에 오류 발생…정비망 14곳 불과한 현실
매출 1.7조 원에도 ‘A/S 사각지대’ 여전…국회 “정비망 의무화 필요”

테슬라 전기차, 정비 지연 ‘만성병’…? 배터리 오류 수리, 평균 23일, 최장 926일 대기. 박용갑 의원 / 뉴스1
테슬라 전기차, 정비 지연 ‘만성병’…? 배터리 오류 수리, 평균 23일, 최장 926일 대기. 박용갑 의원 / 뉴스1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소비자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외제 전기차 브랜드의 경우, 정비 인프라 부족으로 차량 수리에 수개월 이상 걸리는 사례가 빈번하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한국 법인도 예외는 아니다. 매출은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정비망은 턱없이 부족해 소비자가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테슬라코리아에서 제출받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수리 내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총 4,637건의 BMS 수리 사례 중 평균 수리 기간은 23.4일에 달했고, 최장 수리 기간은 무려 926일이었다. 이 차량은 2018년식 모델X로, 2020년 3월 수리를 맡겼지만 2024년 10월이 되어서야 정비가 끝났다.

특히 주행거리 250km도 채 되지 않은 신차에서도 BMS 오류가 발생했다. 심지어 주행거리 5km에 불과한 차량에서 오류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동일 차량에서 반복적으로 고장이 나 수리를 여러 차례 받은 경우도 20건 이상 확인됐다.

문제는 테슬라코리아의 정비망이 이런 상황을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4년 기준 테슬라 전기차 국내 등록 대수는 9만3,000여 대에 달하지만, 서비스센터는 전국에 14곳뿐이다. 대전·울산·충북·전북·전남·경북 등 8개 광역시도에는 정비소가 한 곳도 없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ICCU(통합충전관리장치) 고장이 3만3,941건 발생했지만 평균 수리 기간은 1.3일에 불과했으며, 최대 수리 기간도 60일을 넘지 않았다. 반면, 테슬라 전기차는 배터리 보증 기간도 현대차보다 2년 짧고, 보증이 끝난 경우 수리 비용으로 최대 3,030만 원까지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업계 일각에선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정비 이슈가 복잡하고 비용도 높지만, 테슬라처럼 정비망이 제한된 상태에서는 사고나 고장 발생 시 소비자가 받을 피해가 훨씬 크다”며 정비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박용갑 의원은 “국내에서 연간 1조 원 이상을 벌어가는 테슬라가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정비망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배터리 보증 강화 등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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