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고등어를 회로 먹다니 진짜 미친 거 아니냐?”... 그런데 '대반전'
2025-10-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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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생물보다 냉동이 더 안전할 수 있다?

유명 수산물 전문가인 유튜버 김지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가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시메사바 제품을 직접 구매해 리뷰하며 냉동 고등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았다.
채널은 국내산 고등어로 만든 200g급 시메사바 두 개를 구매했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만~2만원에 형성돼 있다. 쿠폰과 할인을 활용하면 1만원대까지 떨어진다.
시메사바는 부패가 빠른 고등어를 보존하기 위해 식초와 소금에 절여 만든 음식이다. 바다와 거리가 먼 내륙지방에서 먹기 위해, 또는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다. 소금에 절여 수분을 빼내고, 배합된 식초물에 담가 살이 하얗게 될 때까지 절인 뒤 냉장 보관하면 숙성 고등어 초절임이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비린내의 원인이 되는 수분과 세균 번식의 위험이 제거된다.
김지민에 따르면 냉동 고등어에 대한 편견은 심각한 수준이다. 냉동 고등어는 정말 위험할까. 흥미롭게도 미국 뉴욕주는 생물 생선으로 회나 초밥 만드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자연산의 경우 기생충 문제와 함께 식중독균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제할 노하우가 없다면 처음부터 급냉한 것을 해동해 회를 썰고 초밥을 만드는 게 안전하고 맛에서도 이득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신선도는 냉동 여부와 관련이 없는 문제다. 신선한 냉동 해산물이 있고 신선하지 않은 냉동 해산물이 있을 뿐이다. 특히 시메사바는 일반 회와 다르다. 고등어회는 살아있는 활고등어를 즉살해 그 자리에서 바로 썰어내는 게 원칙이다. 고등어는 어떤 생선보다 부패가 빠르고 식중독 위험도가 높기 때문이다. 같은 조건에서 보관해도 고등어의 히스타민 성분이 급증하면 식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시메사바는 다르다. 소금과 식초로 절여 세균 번식을 막기에 냉동 제품으로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실제로 이자카야나 선술집, 일식집에서 파는 가성비 좋은 시메사바는 대부분 냉동 고등어로 만든 것이다. 특히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기름기가 국산보다 많고 연중 맛의 기복이 적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산 제품은 국산 고등어의 절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김지민이 구매한 제품은 35~38cm, 무게로는 약 600g 정도의 특특급 크기였다. 냉동했음에도 물결 무늬가 살아있어 원물 자체가 신선했음을 알 수 있었다. 고등어는 무늬가 흐릿할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는데, 이 제품은 냉동 상태에서도 무늬가 선명했다.
시식 결과 초절임을 다소 강하게 해 속까지 익은 상태였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 "고등어회를 좋아하는 분들은 이 맛을 즐길 수 있지만, 붉은살생선에 대한 경험이 적거나 비린맛에 민감한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채널 측의 설명이다.
집에서 더 맛있게 먹는 방법도 소개됐다. 껍질을 벗기고 칼집을 낸 뒤 생강과 쪽파를 올려 먹거나, 초밥용 밥에 와사비와 초생강을 곁들여 봉초밥으로 만들어 먹는 방법이다. 특히 토치로 표면을 구워내면 비린내가 줄어들고 기름진 맛이 올라와 별미가 된다.
고등어는 한국을 대표하는 등푸른생선 중 하나다. DHA와 EP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혈관 건강에 좋고, 단백질 함량도 높다. 다만 부패가 빠른 특성 때문에 신선도 관리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냉동 유통이 오히려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고등어는 기름기가 많을 때 잡아 급냉한 제품이 1년 내내 안정적인 맛을 제공한다. 국산 고등어뿐 아니라 노르웨이산 고등어도 같은 방식으로 유통된다.
냉동 고등어로 시메사바를 만드는 것이 미친 짓이 아니라 오히려 안전하고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의견이다. 선술집이나 일식집에서 파는 제품도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