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종이나…국내에서 발견된 미기록 ‘생명체’ 정체
2025-10-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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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낙동강·강릉 석호 등 담수와 식물에서 확인…국가생물종목록 등재 예정
국내 자연환경에서 그동안 기록되지 않았던 유산균 7종이 새롭게 발견됐다.

김치나 된장처럼 발효 음식을 떠올리면 빠지지 않는 존재가 있다. 바로 당을 분해해 젖산을 만드는 유산균이다. 오랫동안 밥상에서 익숙했던 이 미생물은 최근 장 건강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부터 화장품과 의약품 소재까지 쓰임새를 넓히며 생활과 산업을 잇는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하천과 호수, 그리고 주변 식물에서 새로운 유산균이 발견됐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2015년부터 진행해 온 ‘담수원핵생물 조사·발굴’ 연구를 통해 섬진강과 낙동강 유역, 강릉 석호, 수변 식물에서 국내 미기록 유산균 7종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유산균은 당을 분해해 젖산을 만드는 미생물로 전통 발효식품에서 흔히 분리되며 최근에는 장 건강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뿐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소재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쓰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산업 현장에서 활용된 유산균은 대부분 발효식품이나 인체에서 분리된 균주였거나 해외에서 들여온 경우가 많았다. 이번 성과는 우리 자연환경에서도 활용 가치가 있는 새로운 균주를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에 확인된 7종은 섬진강 유역에서 3종(페디오코커스 에탄올리듀란스, 리지락토바실러스 애시디피시스, 배고코커스 페나에이), 낙동강 유역에서 1종(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 강릉 석호에서 1종(파우시락토바실러스 넨지앙엔시스), 그리고 낙동강 유역의 수변 식물인 애기똥풀과 매실나무꽃에서 각각 1종(웨이셀라 문티아시, 프럭토바실러스 프럭토서스)이 분리됐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단순한 신종 보고에 그치지 않고 식품과 사료, 바이오 소재 분야 등으로 국내 미생물 자원의 활용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 발견된 유산균은 발효식품의 품질을 높이거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소재로 쓰일 수 있으며 국내 바이오 산업의 자원 다양성을 넓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종들은 앞으로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될 예정이다. 국가생물종목록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매년 발표하는 생물종 자료로 한반도에 서식하는 자생생물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생물자원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2024년 기준으로 6만 1230종이 등재돼 있다.
김의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실장은 “국내 자연환경에서 새로운 자생 유산균을 확인함으로써 국가생물종목록의 다양성을 넓혔다”며 “앞으로도 자생 미생물 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산업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