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에 못 올리겠네…1년 만에 22% 치솟아 금값된 ‘국민 수산물’
2025-10-0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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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대표 수산물 가격 급등...추석 상차림 비상
추석 차례상 대표 생선인 참조기 값이 1년 새 20% 넘게 급등하면서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어획량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집계된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참조기(냉동·1마리) 평균 값은 2192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시기(1794원)와 비교해 22.1%가 뛰었다. 2년 전인 2023년 9월 평균 값(1305원)과 비교하면 67.9%나 치솟았다.
참조기 값이 가파르게 오른 건 생산량 급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수산업관측센터 통계를 살펴보면 참조기 생산량은 2020년 4만 1039t을 찍은 뒤 계속 내리막을 걸었다. 작년엔 1만 7649t까지 떨어져 5년 만에 절반 이상 줄었다. 올해는 본격 조업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누적 생산량이 1320t에 그쳐, 연간 생산 규모가 작년보다 훨씬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참조기는 계절에 따라 서식 장소를 옮기는 회유성 어종인데다 해류와 수온 변화에 민감해 안정적인 어획이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겨울엔 제주 앞바다에서 지내다가 봄철 서해안으로 올라왔다가 가을이 되면 다시 남쪽으로 내려간다. 갈치·오징어·고등어처럼 전용으로 잡는 배가 많지 않은 점도 생산량을 끌어올리기 힘든 이유다.
실제 올해 어황 상황도 좋지 못하다. 지난 8월엔 서해 남부와 제주 인근 바다를 중심으로 작은 규모의 어장만 만들어졌다. 9월 들어 남해 서부와 서해 중부까지 어장이 다소 넓어지긴 했으나, 평년 수준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해양 환경 변화도 참조기 서식지와 어군 분포에 영향을 미쳐 전체 어획량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금어기(4월 22일~8월 10일까지) 적용, 유가 상승, 인건비 증가 같은 비용 부담도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그물에서 한 마리씩 떼어내야 하는 작업 특성상 어업인들이 힘든 참조기 조업을 꺼리는 현상도 간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참조기 값 상승은 굴비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굴비는 주로 참조기가 많이 잡히는 3~4월에 어획해 소금에 절이거나 냉동 보관한 뒤 가을·겨울 시즌에 내놓는다. 최근 수년간 어획량이 계속 줄면서 올해 추석 굴비 선물 세트 값은 전년 대비 10~15% 올랐다. 굴비 제조에 쓰이는 참조기의 도매 값은 50% 가까이 뛰어올랐다.

참조기는 추석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대표 생선이다. 크기가 크고 살이 부드러워 좋은 평가를 받으며, 가족의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비린내가 적고 담백한 맛 덕분에 건강식으로도 널리 사랑받는다.
영양학적으로도 참조기는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어 소화불량과 설사 개선에 좋다.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해 뼈 건강과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 A는 눈 건강을 지킨다. 고단백 식품이라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도 효과적이고, 오메가-3 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건강을 돕는다. 각종 아미노산과 미네랄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 발육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참조기 가격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비축해둔 수산물을 시장에 내놓으며 가격 안정화에 나섰다. 참조기 비축량 방출과 함께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온라인과 전통시장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