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3일 동안 34뿌리 캐서 무려 '1억 3000만 원' 벌었다

2025-10-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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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유래를 찾는 탐방 차원 산행 중 발견

심마니 자료사진 /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심마니 자료사진 /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인생 역전을 연상하게 하는 약초꾼의 드라마가 전남의 한 산속에서 펼쳐졌다. 약초꾼 2명이 화순군 모후산과 순천시 선암사 사이 승주 지역 산속에서 3일 만에 천종산삼 34뿌리를 발견해 1억3000만원의 행운을 거머쥐었다.

1일 한국전통심마니협회에 따르면 약초꾼 허 모 씨와 지인 윤 모 씨가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총 34뿌리의 천종산삼을 발견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이들은 국가유산청과 함께 인삼의 유래를 찾아 유네스코에 사전 등록을 위한 탐방 차원에서 산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산삼 채취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지만 뜻하지 않은 횡재를 맞이하게 됐다.

전남 순천 승주 지역 산속에서 최근 발견된 70년근 천종산삼. / 한국전통심마니협회
전남 순천 승주 지역 산속에서 최근 발견된 70년근 천종산삼. / 한국전통심마니협회

허 씨 등은 산속 구석구석을 살피며 앞으로 향하던 중 50년근 이상 5뿌리를 먼저 발견하고 '심 봤다'를 외쳤다. 산삼을 봤을 때 심마니들이 외치는 구호다.

이어 주변을 자세히 살피니 70년근 천종산삼 29뿌리를 추가로 발견할 수 있었다. 딱 3일 만에 총 34뿌리라는 엄청난 수확을 거둔 것이다.

이들은 발견한 천종산삼을 한국전통심마니협회에 감정 의뢰했으며, 정밀 감정이 이뤄지는 과정은 일본 NHK방송이 촬영했다. 감정 결과 총 153g(4냥 0.8돈)으로 시가 1억3000만원이 책정됐다.

정형범 한국전통심마니협회 회장은 "고려시대 모후산의 동북쪽을 지칭하는 현재의 행정구역은 순천의 송광면과 주암면 승주읍을 아우른다"면서 "이 지역에서 깜짝 놀랄 만한 천종산삼이 자주 발견됐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 승주 지역 산속에서 최근 발견된 70년근 천종산삼. / 한국전통심마니협회
전남 순천 승주 지역 산속에서 최근 발견된 70년근 천종산삼. / 한국전통심마니협회

산삼은 깊은 산 속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삼을 말한다. 인삼이 산삼의 씨를 받아 인가 주변에서 인위적으로 재배한 것이라면, 산삼은 심산의 수목 그늘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야생삼이다. 자연환경에서 척박한 조건을 견디며 오랜 세월 자란 산삼일수록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삼은 다시 여러 종류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천종산삼은 최고급으로 꼽힌다. 천종(天種)이라는 이름은 '하늘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이라는 의미로,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겨났는지 알 수 없는 순수 자연생 산삼을 뜻한다.

천종산삼은 새가 자연생 산삼의 열매를 먹고 배설한 경우에 자연적으로 발아해 자란 것이다. 한 번도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연에서 자라고 성장하며 후손을 퍼트린 산삼인 셈이다. 심마니들은 보통 수령이 50년 이상이고 뿌리 무게도 약 50g 이상 되는 산삼을 천종산삼으로 분류한다.

이와 달리 지종산삼은 천종으로 보기에는 수령이나 크기가 다소 부족한 자연생 산삼을 말하며, 장뇌산삼은 사람이 산삼 씨를 채취한 뒤 생육 환경이 적합한 산속에 뿌려 자연 그대로 방임해 키운 것이다. 산양산삼은 사람이 산삼 씨를 채취한 뒤 산이 아닌 거주지 근처나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에서 키운 것을 의미한다.

산삼은 영하 15도에서도 동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 강한 생명력을 지녔지만, 재배 인삼은 영하 5도에서도 동해를 입는다. 이는 체세포 내의 내용 성분 농도 차이 때문으로, 자연환경에서 오랜 세월 스스로를 지켜온 산삼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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