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방서 쓸쓸히 숨진 20대 초반 남성이 남긴 메모... 가슴이 정말 먹먹하다

2025-10-0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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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청소하는 30대 남성의 고민

특수 청소 일을 하는 30대 남성이 자신의 감정을 일과 분리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고독사 현장이나 범죄, 화재 등 극단적인 상황이 뒤섞인 공간에서 청소를 이어가면서 생겨난 고민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WPixz-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WPixz-shutterstock.com

최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한 이준희 씨(33)는 일반 청소 일을 하다 특수 청소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마다 남겨진 흔적이 깊게 각인되다 보니 공과 사를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감정을 내려놓고 싶지만 늘 마음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특수 청소를 시작한 계기는 기사 한 편이었다고 한다. 자살이나 고독사 관련 보도를 접하면서 국가가 처리하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민간 업체가 담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 자신이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 계기였다.

고독사 현장은 대부분 가족이나 이웃이 발견한다고 한다.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장례 절차가 진행되고, 그때 유족이 의뢰하면 현장을 청소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평균으로 보면 150건에서 200건 정도 진행되며 이 가운데 40%는 청년 쓰레기 집, 또 다른 40%는 고독사와 자살 현장에서의 유품 정리라고 했다.

최근 경험한 현장 이야기도 털어놨다. 이 씨는 사망자가 거주한 공간에 무겁고 고요한 공기가 감돌았는데, 그 안에서 일주일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강아지는 입양을 보냈지만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같이 출연한 MC 이수근이 어르신이었냐고 묻자 40대 초반의 젊은 사람이었다고 답해 충격을 줬다.

20대 초반 남성이 고독사한 반지하 방 사례 이미지 / KBS Joy
20대 초반 남성이 고독사한 반지하 방 사례 이미지 / KBS Joy

이 씨는 20대 초반 남성이 고독사한 반지하 방 사례도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방 내부는 냄새와 함께 암울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침대 옆에서는 '햇빛 드는 방에 살고 싶다. 나는 정말 살고 싶었다'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그는 그 글을 보고 감정이 북받쳐 현장에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작업 과정에서 직접 시신을 마주하지는 않지만 일부 부패 조직이나 손가락, 손톱, 치아 등을 보게 된다고 밝힌 그는 계절과 상관없이 365일 방호복을 입고 현장에 들어가야 하고, 처참한 상태 때문에 일을 배우러 왔다가 도망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MC 서장훈은 "청년들이 죽음의 현장을 마주하는 자체가 감정적으로 견디기 어려울 수 있다"며 공감했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분도 마지막 모습이 지저분하게 남기를 바라진 않을 것"이라며 "마지막을 잘 정리해 드린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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