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동급생에게 담배빵·성폭행·따돌림... 참혹한 폭력과 방치에 사망한 여고생

2025-10-0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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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반장' 통해 소개된 유족 측 입장

경북 영주시 한 특성화고에서 입학 8개월 된 1학년 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망한 A양은 생전 동급생에게 학대와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고, 유족은 학교가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이 작성한 호소문 / JTBC
유족 측이 작성한 호소문 / JTBC

지난달 30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은 A양의 사망 사건을 다뤘다.

유족 등에 따르면 A양은 올해 영주시 한 기숙형 특성화고에 입학한 뒤 가족과 떨어져 생활했으며 2주에 한 번씩 집을 찾았다.

5월 말까지는 큰 문제 없이 지내던 듯했으나 6월 초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A양 어깨에서 화상 자국이 발견됐는데, 그는 "배구하다 다쳤다"고 둘러대며 사실을 숨겼다.

그러다 6월 30일 진상이 밝혀졌다. A양은 동급생 B군으로부터 폭행과 성폭력을 당했다고 학교에 신고했고, 모친에게 "어깨 자국은 B군이 낸 담배빵"이라고 털어놨다.

두 사람은 5월 한 달가량 교제하던 사이였으며 B군은 집착과 질투가 극심했다. B군은 "네 몸에 내 거라는 표시가 있으면 좋겠다", "결혼까지 할 건데 괜찮지 않냐"고 강요했다. 처음엔 거절했으나 반복되는 요구 끝에 A양은 담배빵을 허용하게 됐다.

B군은 기숙사에서 쫓겨나 모텔 생활을 하면서 A양을 불러냈고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 B군은 "그냥 자주면 안 되냐", "가기 전에 하고 싶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A양의 친구는 "A양이 '하지 말라고 했는데 모텔에서 강제로 바지를 벗겼다'고 했다"며 피해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이후 학교 내에서는 'A양이 먼저 벗었다'는 식의 소문이 퍼졌고, A양은 남학생들 사이에서 모욕적인 호칭으로 불렸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된 B군은 담배빵이나 모텔 강요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A양이 괜찮다고 먼저 옷깃을 내려줬다"고 주장했고, '한번 자주면 안 되냐'는 문자에 대해선 "성적인 의미가 아니라 단순히 자고 싶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학폭위는 B군에게 서면사과와 10일 출석정지, 특별교육 6시간 처분을 내렸으나 A양과의 분리 조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A양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함께 점심도 먹어야 했고, 따돌림까지 당했다.

A양이 학교에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학교 측은 "네가 피하면 된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일부 교사는 오히려 A양을 '반항아'라 부르며 학생회 활동을 정지시켰다는 게 유족의 주장이다.

'사건반장'은 학교 측이 학폭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사망과의 직접적 연관성은 조사 중이며 조직적 은폐는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유족은 현재 B군을 상해와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학교 측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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