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 별세…향년 91세
2025-10-0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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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연구소 설립 후 환경·기후 운동까지 활동 영역 넓혀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인 구달 연구소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구달 박사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강연 투어 중 자연적 요인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구달 박사는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1960년 26세의 나이로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에 들어가 야생 침팬지 관찰 연구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포획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일반적이었지만, 그는 야생에서 침팬지 무리와 함께 생활하며 체계적으로 행동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침팬지가 나뭇가지를 도구로 만들어 사용하는 장면을 발견해 학계의 통념을 깨뜨렸고, 1964년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구달 박사의 연구는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할 뿐 아니라 입맞춤, 포옹, 손잡기 같은 사회적 행동을 통해 복잡한 관계망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는 인간만이 특별하다고 여겨졌던 행동이 동물에게도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며 동물행동학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구달 박사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이웃으로 다가가 침팬지들의 사회를 깊이 이해하려 했고, 이러한 접근으로 ‘침팬지의 어머니’라는 별칭을 얻었다.
구달 박사는 이후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연구 활동을 이어갔으며,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1977년에는 제인 구달 연구소를 세워 침팬지와 야생동물 보호 활동에 나섰고, 점차 환경 보존과 기후위기 대응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그는 2002년 유엔 평화대사로 임명돼 전 세계를 돌며 환경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초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고 영예인 ‘대통령 자유훈장’을 받았고, 1995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국가훈장을 받았다.
제인 구달 연구소는 “구달 박사의 삶과 업적은 침팬지와 다른 동물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인간과 환경의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남겼다”며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희망을 불러일으켰고 특히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세대에게 큰 영감을 줬다”고 추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