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태계 위협했던 포식자 동물... “알만 4만개 낳는다” 이 나라도 발칵
2025-10-1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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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길이 최대 20cm, 무게 최대 750g… 독일 생태계에 ‘악몽’ 된 동물
독일에서 황소개구리가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중국 털게, 아시아 호랑이 모기 등 외래 침입종이 독일 전역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황소개구리가 특히 큰 문제로 떠올랐다.
몸길이 20cm 안팎까지 자라는 황소개구리는 한 마리가 해마다 수만 개의 알을 낳는다. 대형 곤충은 물론 다른 개구리와 도롱뇽, 새끼 오리까지 잡아먹는 포식자다.
독일에서는 1990년대에 라인강 상류에 정착한 이후 무서운 속도로 수를 불리고 있다. 독일 정부는 잠수부까지 투입해 2만 마리 넘게 포획했지만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포획 작업을 담당하는 한 잠수부는 "계절별로 황소개구리가 어디에 있고 언제 이동하는지 등의 경험을 토대로 포획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과학자들은 황소개구리 몸통에 3g짜리 무선 송신기를 부착해 이동 경로와 서식지를 추적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황소개구리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기후가 따뜻해지고 서식지가 넓어지면서 라인강 상류에 머물던 황소개구리가 독일 전역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수생 생활을 위주로 하는 황소개구리는 날씨가 습해지면 활동 범위가 넓어질 수 있는 까닭에 기후변화가 확산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고 있다.
한국도 과거 황소개구리로 큰 몸살을 앓았다. 1970년대 식용 목적으로 들여온 황소개구리가 자연으로 퍼져나가면서 생태계 교란이 심각했다. 참개구리, 청개구리 같은 토착종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환경 당국이 퇴치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황소개구리를 잡아먹는 왜가리, 백로 같은 대형 조류 등 천적이 늘어나면서 개체 수가 감소했다. 환경부가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한 것도 효과를 봤다. 현재 한국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서식하고 있지만 과거 같은 대규모 확산은 억제된 상태다.
독일 상황은 한국과 다르다. 독일에서도 토착종의 피해가 보고됐지만 황소개구리를 효과적으로 잡아먹을 천적이 거의 없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황소개구리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황소개구리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대형 양서류다. 머리 부분이 넓고 평평하며, 피부색은 갈색부터 녹색까지 다양하다. 몸빛은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수컷은 암녹색이고 희미한 흑갈색 무늬가 많으며, 암컷은 갈색 바탕에 흑갈색 무늬가 많다. 배는 흰색이고, 물갈퀴가 잘 발달해 있어 수중 생활에 적합하다.
황소개구리의 가장 큰 특징은 엄청난 번식력이다. 한 마리가 6000개에서 최대 4만 개의 알을 낳을 수 있다. 어린 개구리의 성장 속도도 매우 빨라 부화된 지 2년 후에는 성체로 자란다. 암컷이 수컷보다 더 크며, 최대 무게는 500g에서 750g까지 나간다.
올챙이 때는 수초 등을 주로 먹는다. 간혹 단백질 섭취를 위해 다른 개구리 종들의 유생이나 어류의 알을 잡아먹기도 한다. 성체가 되면 개구리, 뱀, 벌레, 지렁이 등을 가리지 않고 먹는 육식성 포식자로 변한다. 입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라면 무엇이든 먹이로 삼는다.
황소개구리는 저수지, 댐, 강, 하천 등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 산다. 특히 수생 생활을 위주로 하기에 물이 풍부한 환경을 선호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하천을 비롯해 대부분의 도서 지방에도 서식한다.
황소개구리는 현재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세계 100대 침입 외래종에 포함돼 있다. 독일뿐 아니라 이탈리아 플로랜스에서는 토착 개구리 종들에게, 프랑스 남서부의 아키텐주에서는 토종 물고기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보고됐다. 일본에서도 토착종의 피해 사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