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씨 마른 줄 알았는데...7년 만에 울릉도서 잡혀 난리 난 '국민 생선'

2025-10-0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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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전국 어획량 1위 차지했던 국민 생선

동해에서 사라진 국민 생선, 울릉도 바다서 잡혀 눈길

과거 한국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국민 생선이었던 명태. 사진은 1998년 경매를 마친 명태를 씻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과거 한국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국민 생선이었던 명태. 사진은 1998년 경매를 마친 명태를 씻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추석을 앞두고 울릉도 앞바다에서 명태 한 마리가 그물에 걸려 화제가 되고 있다. 동해에서 거의 볼 수 없게 된 이 어종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3일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울릉도 저동리에서 조업 중이던 어민 정석균 씨는 죽도 인근 수심 160m 지점에 설치한 통발에서 몸길이 약 25cm의 명태를 발견했다. 정 씨는 즉시 울릉군 해양수산과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울릉군 측은 "이전 명태를 잡으면 포상이 있긴 했지만 현재 포획 금지 기간이라서 자연 방류를 권했다"고 전했다.

울릉도·독도 해역에서 명태가 발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4월 울릉도 북면 해상에서 61cm급 대형 명태가 잡혔고, 같은 해 2월에는 독도에서도 자연산 명태가 포획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울릉도 해역에서 명태 출현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국민생선' 명태, 왜 사라졌나?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1970~80년대 울릉도·독도 해상에서 대량으로 잡히며 어민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특히 오징어 성어기가 끝나는 겨울철부터 봄철까지 명태 어업이 성행했다.

1980년대만 해도 동해권역에서만 연간 7만 6299톤이 어획돼 전국 어획량 1위를 차지했던 명태는 1990년대 들어 1만 톤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는 국내 바다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는 실정이다.

햇빛에 말리는 명태 / 뉴스1
햇빛에 말리는 명태 / 뉴스1

명태 자원 고갈의 주요 원인은 기후변화와 남획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1980년대 후반부터 동해 수온이 약 2도 상승하고 해류(동한난류) 흐름이 변화하면서 명태의 산란지와 서식처가 북쪽으로 이동했다.

여기에 어린 명태인 노가리의 무분별한 남획도 큰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 잡힌 명태의 90%가 어린 개체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어미 명태의 회유 경로 변화와 산란기에 도달하지 못한 미성어 남획 등도 개체수 감소를 가속화시켰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국내 바다엔 명태, 도루묵, 임연수어 같은 냉수성 어종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대신에 전갱이라든가 방어 같은 어종이 많이 잡히는 추세다. 기후 변화의 영향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태 복원 프로젝트, 아직은 '진행형'

정부는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2016년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한 뒤, 치어를 대량생산해 동해에 방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명태 자원 회복을 위해 2019년부터는 크기와 관계없이 명태 포획이 전면 금지됐다. 약 24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매년 치어 방류가 이뤄지고 있다.

명태 치어 / 뉴스1
명태 치어 / 뉴스1

다만 자연산 명태 개체수 회복에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치어 방류의 생존율과 자생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동해에서 과거처럼 명태가 풍부하게 잡히는 날이 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인이 먹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된 것이다. 국산 명태가 그물에 걸리면 뉴스가 될 정도로 희귀한 상황이 됐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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