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임시공휴일 무산된 이유, 알고보니…
2025-10-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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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진작에 미친 효과 제한적이란 평가 나와
이달 10일 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이 무산된 배경에는 과거 임시공휴일이 소비 진작에 미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목적으로 임시공휴일을 운영해 왔지만, 최근 조사 결과 소비 증가 효과는 미미했고 해외 지출 확대와 산업 생산 차질 같은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추석 연휴는 3일 개천절을 시작으로 6일부터 8일까지 추석 연휴가 이어지고, 9일 한글날까지 포함돼 공식적으로 일주일간 이어진다. 만약 10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면 주말까지 더해져 최대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될 수 있었다.
정부는 과거에도 소비 진작을 명분으로 연휴 사이에 낀 평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이른바 ‘샌드위치 연휴’를 운영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1일)와 개천절(화요일) 사이인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숙박 할인 쿠폰 60만 장을 배포했다.
그러나 임시공휴일이 실제로 소비 진작이나 국내 여행 장려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는 많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간한 ‘BOK 이슈노트: 고빈도 데이터를 통해 본 날씨 및 요일의 소비 영향’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이 포함됐던 2023년 추석 연휴(10월 2일)와 2025년 설 연휴(1월 27일)를 다른 명절 연휴와 비교했을 때, 연휴 전후 4주간 일평균 카드 사용액에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특히 올해 설 연휴에는 연휴 기간뿐 아니라 전후 시기까지 대면 서비스 관련 소비가 오히려 소폭 줄었다. 대신 해외여행 수요는 뚜렷하게 증가했다. 올해 1월 출국자 수는 297만 3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7.3% 늘어나며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관광 지출은 3조 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 같은 현상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공휴일이 늘어나면 국내 소비보다는 해외 소비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소비 유도 효과가 과거에 비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장기간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점도 부담 요인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수출액은 491억 3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10.2% 감소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을 포함한 전 산업 생산도 1년 전보다 3.8% 줄었다. 입법조사처는 이에 대해 “생산 감소가 전적으로 임시공휴일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조업일수 감소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