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과일’ 금값 찍자…추석 시장 뒤흔들 국산 ‘신품종 과일’ 정체
2025-10-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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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대의 사과 혁명, 이지플 등장
고물가 시대, 새로운 희망의 사과 품종
사과가 ‘금값’이 된 올가을, 추석 과일 시장이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고온으로 인해 기존 품종의 색이 제대로 들지 않고 품질이 떨어지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농가와 유통업계 모두 눈길을 돌린 ‘신품종’이 등장했다. 바로 국산 중생종 사과 ‘이지플’이다.

파이낸셜 뉴스에 따르면 ‘이지플’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2019년 개발한 품종으로, ‘홍로’와 ‘감홍’을 교배해 탄생했다. 모양은 ‘홍로’를 닮고, 맛은 ‘감홍’의 진한 단맛을 물려받았다. 평균 당도는 16.7브릭스로 대표 추석 사과인 ‘홍로’보다 높으며, 평균 중량도 330g 안팎으로 상품성이 뛰어나다. 고온에서도 착색이 잘 되고 탄저병에도 강해 재배 안정성이 높다.
수확 시기는 9월 상~중순으로 추석 성수기 출하에 적합하다. 열매가 잘 맺히고 크기가 균일해 농가 입장에서도 관리가 용이하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이상기온 속에서도 색이 잘 들고 당도 유지가 용이해 ‘기후변화형 사과’로 불린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이지플’은 2020년부터 묘목업체 79곳과 통상실시 계약을 체결해 2023년부터 본격 보급에 들어갔다. 지난해부터 시장에 출하되기 시작했으며, 재배면적은 53헥타르(ha)에 달한다. 충주시와 포항시는 이미 ‘이지플’을 지역특화 품종으로 지정하고 전문 생산단지 조성에 나섰다. 향후 2~3년 내 추석 시장에서 ‘이지플’의 공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혁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센터장은 “‘이지플’은 기후변화 시대에 맞춘 고품질 품종으로, 농가 소득 안정과 국내 사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다양한 지역에 확대 보급해 추석 시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지플’은 과실이 지나치게 커지면 꼭지가 떨어지거나 저장성이 짧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잎이 크고 수가 많기 때문에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원활한 환경에서 병해충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한편, 고물가 여파로 올해 추석 차례상 물가 부담은 더 커졌다. 파이낸셜뉴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평균 7.2% 상승한 11만859원으로, 사과 가격만 36.6% 뛰었다. 조기는 122%, 도라지는 72.3% 상승해 서민 부담이 가중됐다.
이처럼 사과 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이지플’은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도 맛과 품질, 그리고 생산 안정성까지 잡은 국산 신품종으로, 추석 시장의 가장 뜨거운 이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