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기 잔뜩 낀 그릇들, ‘이것’ 있으면 뽀득뽀득 완벽하게 씻을 수 있습니다
2025-10-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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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음식들 놓았던 그릇들을 깨끗하게 설거지하기
명절에는 전, 튀김, 고기, 떡 같은 기름진 음식이 빠지지 않는다.
문제는 즐거운 식사 뒤에 남는 설거지다. 그릇마다 기름기가 번들거리고, 물로 헹궈도 여전히 미끄럽다. 세제를 아무리 써도 뽀득한 느낌이 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는 기름의 성질 때문이다. 기름은 물보다 가벼워 물과 섞이지 않으며, 표면 장력이 높아 쉽게 씻겨나가지 않는다. 특히 동물성 지방이나 식용유처럼 실온에서 굳는 기름은 식으면 접시 표면에 단단히 달라붙는다. 결국 설거지를 제대로 하려면 ‘기름을 먼저 녹이고, 분해하고, 헹구는’ 순서를 지켜야 한다.

◆첫 단계는 ‘뜨거운 물’
기름 설거지의 기본은 온도다. 찬물로 헹구면 기름이 오히려 응고해 표면에 더 달라붙는다. 따라서 설거지를 시작하기 전, 먼저 60도 안팎의 뜨거운 물로 기름기를 녹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싱크대에 뜨거운 물을 받아 식기들을 5분 정도 담가두면, 기름층이 살짝 떠오르며 세척이 훨씬 쉬워진다. 단, 플라스틱 용기나 코팅이 약한 그릇은 너무 뜨거운 물에 오래 담그면 변형될 수 있으니 40~5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주방용 세제의 ‘거품’이 핵심
기름때를 지울 때 세제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거품을 잘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거품이 풍성할수록 기름 입자를 감싸 분리시키는 효과가 커진다. 세제 몇 방울을 스펀지에 떨어뜨린 뒤, 손바닥으로 비벼 충분히 거품을 낸 다음 설거지를 시작하자. 특히 기름이 많은 접시는 세제액을 직접 뿌리기보다는 거품을 덮듯이 묻혀주는 것이 좋다. 거품이 사라졌다면 세정력이 떨어졌다는 신호이므로 세제를 다시 보충해야 한다.
◆‘기름 많은 그릇은 나중에’가 아니라 ‘먼저’
보통 사람들은 기름이 적은 컵이나 밥그릇을 먼저 닦고, 마지막에 기름기 많은 프라이팬이나 접시를 닦는다. 하지만 이 방법은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기름이 적은 그릇을 먼저 닦으면 스펀지에 세정력이 남지 않아, 이후 기름 많은 접시를 닦을 때 세제가 금세 탁해지고 번들거린다. 반대로 기름이 심한 프라이팬이나 접시를 먼저 뜨거운 물로 한번 헹군 뒤 세제로 닦아내면, 스펀지의 세정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후 깨끗한 물로 헹궈낸 뒤 나머지 그릇을 세척하면 거품이 덜 탁해지고 설거지가 훨씬 깔끔하다.

◆식초와 베이킹소다, 천연 세정제의 조합
세제 냄새가 싫거나 손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천연 재료를 활용해볼 수 있다. 식초는 산성 성분으로 기름을 분해하고,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으로 단백질과 지방을 녹인다. 두 가지를 함께 쓰면 세제 못지않은 세정 효과를 낸다. 싱크대에 뜨거운 물을 받은 뒤, 식초 3큰술과 베이킹소다 2큰술을 넣고 그릇을 10분 정도 담가두면 기름때가 거의 녹는다. 이후 일반 세제로 한 번만 닦아도 뽀득한 느낌이 난다. 프라이팬처럼 기름이 두껍게 눌어붙은 경우에는 베이킹소다를 뿌리고 레몬즙을 떨어뜨려 거품이 날 때까지 반응시킨 뒤 닦으면 깨끗이 떨어진다.
◆밀가루와 녹차가루, 의외의 청소 도우미
주방에서 흔히 쓰는 재료 중에도 훌륭한 세정제가 있다. 밀가루는 흡착력이 뛰어나 기름기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기름이 묻은 프라이팬에 밀가루를 고루 뿌려 5분간 두면 기름이 밀가루에 흡수된다. 이후 휴지로 닦아내면 대부분의 기름이 제거되어 물세척이 쉬워진다. 녹차가루나 사용한 티백도 좋은 방법이다. 찻잎에 포함된 탄닌 성분이 기름기를 흡착해 냄새까지 없애준다. 뜨거운 물에 녹차 티백을 넣고 식기들을 잠시 담갔다가 세척하면 세제가 부족할 때 유용하다.
◆스펀지와 행주, 청결 상태도 중요
세제를 아무리 써도 스펀지가 기름에 절어 있으면 그릇은 절대 뽀득해지지 않는다. 명절처럼 많은 양의 설거지를 할 때는 스펀지를 중간에 여러 번 헹궈 기름기를 제거해야 한다. 가능하면 설거지 도중 스펀지를 두 개 이상 번갈아 쓰는 것이 좋다. 식사 후 첫 세척에는 기름 제거용 스펀지를, 이후엔 마무리용을 따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행주도 세척 후 뜨거운 물에 삶거나 전자레인지에 1분간 가열해 살균해야 악취가 나지 않는다.
◆그릇 헹굼은 ‘이중 헹굼’으로 마무리
세제를 사용한 뒤에는 헹굼 단계가 중요하다. 세제가 남으면 기름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히 스테인리스나 유리 그릇은 한 번 헹군 뒤 물을 흘려보내지 말고, 다시 깨끗한 물을 받아 이중으로 헹궈야 한다. 이렇게 하면 세제 잔여물이 남지 않고, 물방울 자국도 덜 남는다. 마지막 헹굼 물에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탈취 효과와 동시에 ‘뽀득’한 감촉이 배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