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쓸어가는 중…'2954톤' 역대 최고 수출량 찍은 ‘한국 대표 수산물’

2025-10-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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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사로잡은 K-푸드의 비밀
바다의 산삼, 글로벌 시장을 정복하다

한국 전복이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K-푸드 열풍과 건강식 트렌드, 품질 경쟁력 향상, 가공 기술 발전이 맞물리며 한국산 전복의 수출량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과거 국내 소비 중심이던 전복이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K-수산물’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자료사진. 과거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전복 치패 12만미와 강도다리 치어 6만 마리를 방류하는 모습. /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제공-뉴스1
자료사진. 과거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전복 치패 12만미와 강도다리 치어 6만 마리를 방류하는 모습. /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제공-뉴스1

K푸드 열풍 속, 전복 수출 2954톤 돌파

6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산 전복의 연간 수출량은 2,954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125톤보다 162.6% 증가한 수치다. 2021년 2,136톤, 2022년 2,580톤, 2023년 2,825톤으로 매년 상승세를 이어오다, 2024년 들어 마침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수출량 확대 중심에는 K-푸드 확산이 있다. 전복은 김치, 불고기, 비빔밥과 함께 한식의 고급 식재료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적으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일본, 베트남, 미국 등 아시아권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한식 레스토랑과 한식 기반 간편식(HMR)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전복죽, 전복버터구이, 전복장 등 다양한 메뉴가 ‘웰빙 이미지’와 결합해 세계 각지에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건강식으로 자리했다.

‘바다의 산삼’…건강식 트렌드와 맞물린 수요 확대

전복의 해외 인기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건강 중심 식문화 확산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전복은 저열량·저지방·고단백 해산물로, 면역력 강화와 원기 회복에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예전에는 귀한 보양식으로만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일상적인 건강식품으로 소비되는 흐름이 형성됐다.

'바다의 산삼' 전복. / 뉴스1
'바다의 산삼' 전복. / 뉴스1

세계적으로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전복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건강식 콘셉트로 부상했다. 일본에서는 ‘전복죽’이 병원식이나 노인 요양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베트남과 미국에서는 전복버터구이, 전복스테이크 등이 고급 레스토랑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품질 경쟁력과 양식 기술의 진화

한국산 전복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결정적 요인은 품질과 생산성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전복 양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출하 주기가 약 30% 단축됐다. 생산성이 높아지자 전복 가격이 안정됐고, 어가들은 내수 시장을 넘어 수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한국 전복은 청정 해역에서 길러져 육질이 부드럽고 감칠맛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린내가 적고 씹는 맛이 살아 있어 중국산이나 동남아산보다 평균 단가가 1.3~1.5배 높지만, 품질 경쟁력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했다.

얼음찜질받는 전복. / 뉴스1
얼음찜질받는 전복. / 뉴스1

최근에는 냉동, 절단, 손질, 소스형 등 다양한 형태의 가공 전복이 개발되며 수출 시장이 넓어졌다. 특히 서구권에서는 냉동 가공품이 주목받고 있다. 보관과 조리가 간편해 레스토랑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손쉽게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전복의 소비층을 한층 넓히는 계기가 됐다.

일본은 여전히 최대 수입국…베트남이 미국 제쳐 2위로

국가별 수입 비중을 보면 일본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2015년 이후 9년 연속 한국 전복 최대 수입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한국산 전복’이 스시, 가이세키 요리 등 고급 외식 시장에서 필수 재료로 통한다.

베트남은 최근 미국을 제치고 2위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고급 한식 레스토랑과 호텔 레스토랑이 급격히 늘면서 한국산 전복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 홍콩도 주요 시장으로 꼽히며, 최근에는 네덜란드·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확장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인증 가공시설이 등록되면서 서구 시장 진출 기반이 강화됐다. 한국산 전복이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프리미엄 해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 지원 확대…‘가공식품 수출’ 중심으로 전환

해양수산부는 단순 원물 수출에 머물지 않고, 가공식품 중심의 수출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수출 유망 상품화 사업을 통해 전복을 활용한 제품 개발을 지원하며, 전복 물회·전복죽·전복 내장 소스 등 현지 맞춤형 메뉴를 수출 상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 사업 예산은 올해 22억 원에서 내년 42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또한 우수 수산물 지원 사업을 통해 전복 가공식품을 수출하는 기업에 자금과 마케팅 비용을 지원한다. 예산은 올해 1,489억 원에서 내년 1,564억 원으로 증액됐다. 여기에 ‘수산 식품 수출 바우처 사업’을 통해 전복·굴·김 등 유망 품목을 다루는 수출 기업에 최대 2억 2천만 원까지 지원한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전남 완도·고흥 중심…수출형 산업으로 전환

국내 전복 생산의 약 90%는 전남 지역에서 나온다. 그중 완도군은 연간 1만3천 톤 이상의 전복을 생산하며 국내 최대 생산지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완도에는 수출 전용 가공공장과 냉장 물류 시스템이 구축되며 품질 관리 체계가 한층 정교해졌다.

현지 어가들은 수출 규격에 맞는 크기와 형태로 양식 방식을 조정하며 글로벌 수출 시장을 겨냥한 생산 체계로 전환 중이다. 이로써 전복 산업이 내수 의존형 구조에서 수출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K-전복’, 세계가 주목하는 프리미엄 해산물로

최근 전복의 해외 인기가 급증한 배경은 K-푸드 확산, 건강식 트렌드, 품질 향상과 가공 기술 발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과거에는 일부 아시아 국가에 국한된 수출 품목이었지만, 이제는 세계 각국에서 ‘한국 전복’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형성됐다.

한국 전복은 한식 세계화와 웰빙 식문화 확산, 기술 혁신 등이 만들어낸 상징적 사례다. 전복 산업이 단순한 해산물 유통 단계를 넘어 ‘글로벌 전략 산업’으로 진화하며, 한국 수산업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전복과 전복 관련 식품 수출 지원을 통해 전복 양식 어가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K 수산물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김성중 홈쇼핑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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