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평생 한 번 보기도 어려운데…수조마다 바글바글 쏟아진 ‘희귀동물’ 정체
2025-10-0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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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한 번 보기 어려운 토종 희귀 장어의 세계
사라질 뻔한 생명, 양식장에서 다시 살아나다
한국에서 평생 한 번 보기도 어려운 ‘무태장어’가 수조마다 바글바글 쏟아졌다.

한때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던 이 희귀 장어가 최근 유튜브 채널 ‘TV생물도감’ 영상에 등장하며 누리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상 제목은 “한국에서 평생 한 번도 보기 어렵다는 희귀 장어들 이곳에 바글바글합니다. 깜짝 놀라게 한 맛까지!”였다.
■ 한때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던 ‘무태장어’
영상 속 유튜버는 “우리나라에서 한때 천연기념물이었던 무태장어를 양식하는 곳이 몇 군데 없는데, 오늘은 그중 한 곳인 우등수산을 찾았다”고 전했다.
일반 뱀장어(자포니카)를 키우는 양만장은 흔하지만, 무태장어를 사육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손에 꼽힌다.
양만장 대표는 “이곳에서 키우는 장어는 학명으로 Anguilla marmorata, 즉 무태장어다. 과거 제주도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가 외국에서 수입이 가능해지며 지정이 해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포니카보다 성장 속도가 느리고 사육이 까다로워 기피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 수백 마리 ‘바글바글’…눈앞에서 펼쳐진 장관
무태장어가 양식되는 과정도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가장 먼저 분말 사료에 소화제와 효소, 비타민 등을 섞어 반죽을 만든다.
이 반죽이 완성되면 손으로 뭉쳐 수조 안에 던지는데, 사료가 떨어지자마자 수조마다 무태장어 수백 마리가 몰려들어 순식간에 치우는 장면이 포착됐다.
유튜버는 “이 반죽된 사료를 장어들이 먹는 게 진짜 장관”이라며 감탄했다.
무태장어는 일반 자포니카 장어와 달리 얼룩덜룩한 무늬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영상에 등장한 개체 중 일부는 미터급 크기에 달했고, 수조마다 바글바글 헤엄치는 모습이 압도적이었다. 유튜버는 “일반 장어라면 이미 출하할 사이즈지만 무태장어는 아직 어린 편”이라고 말했다.

■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 귀한 어종
무태장어는 ‘없을 무(無)’, ‘클 태(太)’를 써 ‘이보다 더 클 수 없다’는 뜻을 가진다.
1978년 8월, 제주 서귀포 천지연에서 서식이 확인돼 천연기념물 제258호로 지정됐으며 30여 년 동안 보호를 받았다. 하지만 외래종 유입과 유전자 구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2009년 6월 9일 지정이 해제됐다.
자연산 무태장어는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희귀종으로 남았다. 환경오염, 서식지 훼손, 남획이 겹치며 지금은 복원 노력이 절실한 어종으로 꼽힌다.
특히 무태장어는 따뜻한 해역에서 자라며 성장 속도가 느려 상업적 가치보다는 보전 가치가 크다.
■ 영양 가득한 보양식, 다시 빛보다
무태장어는 예로부터 귀한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에도 올랐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고단백·저지방 식품으로 유명하다. 스태미나를 증진시키고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 A와 E가 풍부해 피부 건강에도 좋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심혈관 건강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맛 또한 일반 장어보다 덜 느끼하고 담백하다. 지금은 양식 기술이 향상되며 일부 지역에서 소량 출하되고 있지만, 여전히 귀한 어종으로 평가된다.

■ “이런 장면 처음 본다”…누리꾼 반응 폭발
해당 영상에는 “무태장어 신기하네요 진짜”, “저렇게 바글거리는 것도 장관이네요”, “먹어보고 싶네요” 등 감탄이 이어졌다.
평생 보기 힘든 희귀 어종이 다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누리꾼들은 “우리 생태계의 귀한 자산을 지켜야 한다”며 관심을 보였다.
수조마다 쏟아져 나온 무태장어의 모습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사라질 뻔한 우리 바다 생명의 회복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