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박찬욱 영화 아니다…지금 호평 터져 난리 난 1800억 ‘대작’

2025-10-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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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액션과 철학의 만남, 2025년 최고의 영화

지금 전 세계 영화계가 떠들썩하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티저 중 한 장면. / 유튜브 'Warner Bros. Korea'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티저 중 한 장면. / 유튜브 'Warner Bros. Korea'

지난 1일 국내 개봉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2025년 가장 위대한 영화’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제작비만 한화로 약 1,800억 원(1억 3,000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개봉 직후 평단과 관객 모두로부터 압도적인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천문학적인 제작비 투입된 폴 토마스 앤더슨의 역대급 대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토머스 핀천의 1990년 소설 ‘바인랜드(Vineland)’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의 1960~80년대 미국 정치·사회적 격동기 배경을 현재로 옮겼다. 이 영화는 전직 혁명가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다시 전장으로 나서는 서사를 그린다.

제작비는 1억 3,000만~1억 7,500만 달러(한화 약 1,700억~2,400억 원) 규모로, 최근 수년간 제작된 헐리우드 영화 중에서도 손꼽히는 초고예산 프로젝트다. 블록버스터적 스케일 위에 철학적 주제의식, 정치 풍자, 부성애 드라마가 결합된 점에서 ‘노매드랜드’의 감성, ‘조커’의 분노, ‘매드맥스’의 에너지를 동시에 품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시대가 요구한 영화” 평단 압도적 호평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스틸컷.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스틸컷.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이 영화에 대한 국내외 평단의 반응은 유례없이 뜨겁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시대가 요구하는 영화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신랄하고 장대하게 풀어냈다”며 별점 5점 만점에 4.5점을 매겼다. 별점이 짜기로 유명한 박평식 평론가 역시 “황홀한 폭주, 분노하고 사랑하라”라는 평과 함께 10점 만점에 8점을 부여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평론가가 얼마 전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에 각각 4점, 6점을 줬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기존 거장들의 작품보다 더 강렬하고 완성도 높은 영화라는 뜻으로 읽힌다.

해외 반응도 압도적이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6%, 메타크리틱 95점으로, 올해 개봉한 모든 헐리우드 작품 중 최고 수준의 평가를 기록하고 있다.

혁명가 아버지의 귀환…폭력과 부성애 그리고 시대의 초상

영화의 주인공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한때 급진 혁명조직 ‘French 75’의 핵심 인물이었으나 실패 후 은둔 중이다. 그러나 딸 윌라가 권력자가 된 옛 적, 락조 대령(숀 펜)에 의해 납치되면서 그는 다시 총을 들고 세상으로 돌아온다.

그 여정은 단순한 복수가 아닌, 세대 간 단절과 이념의 붕괴, 부성애의 재발견으로 이어진다. 혁명과 권력, 이상과 현실, 사랑과 분노가 폭발적으로 뒤섞이며 한 편의 서사시이자 풍자극으로 완성됐다.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앤더슨의 가장 오락적이면서도 주제적으로 가장 풍부한 영화라고 평가한다. ‘데어 윌 비 블러드’ ‘팬텀 스레드’ 등 이전 작품들이 인간 내면의 어둠을 탐구했다면, 이번 영화는 사회적 갈등과 세대 교체, 권력의 허망함을 정면으로 겨눈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스틸컷.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스틸컷.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디카프리오·숀 펜·델 토로…“연기만으로도 볼 가치 충분”

출연진 역시 초호화다. 주연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혁명가 아버지’라는 복합적 인물을 내면 분노와 상처로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권력자 락조 대령 역의 숀 펜, 전 동지이자 냉소적인 조력자 역의 벤시오 델 토로는 각각 냉혹함과 인간적 균열을 오가는 입체적 연기로 극에 무게를 더했다.

여기에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오랜 협업 파트너인 촬영감독 로버트 엘스윗의 환각적 카메라 워크, 음악감독 조니 그린우드의 전위적 사운드가 결합되며 영화적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폭발적 액션과 철학적 메시지, 유머와 비극이 교차하는 연출은 ‘예술과 대중성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최고점”…예술과 오락의 결합

비평가들은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필모그래피 정점으로 본다. 그의 전작들이 개인의 욕망과 인간 본성의 탐구였다면, 이번 신작은 미국 사회 전체를 비추는 거대한 거울이다.

혁명과 부패, 세대 간 갈등, 그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인간의 연민을 그려내며 현대 미국의 초상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포스터.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포스터.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뜻은?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라는 제목은 문자 그대로 “하나의 전투가 끝나면 또 다른 전투가 기다린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표현은 단순히 물리적인 전쟁이나 투쟁을 뜻하지 않는다. 영화 속 인물들이 끊임없이 부딪히는 현실의 싸움, 세대 간 대립, 권력의 충돌, 인간 내면 갈등까지 포괄하는 상징적 표현이다.

작품은 하나의 전투가 끝나면 평화가 오는 것이 아니라, 곧이어 또 다른 형태의 싸움이 시작된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는 곧 우리 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사회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그 자리에 또 다른 갈등이 생겨나는 구조적 순환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며, 혁명과 권력, 세대 간 갈등이 결코 완전히 종결되지 않는 인간사회의 본질을 비춘다.

제목 속에는 ‘끝없는 순환’이라는 메시지가 내포돼 있기도 하다. 혁명은 과거 부조리를 무너뜨리지만, 새로운 세대가 그 권력을 이어받으면서 또 다른 형태 부조리를 만들어낸다. 영화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통해 권력과 이념, 가족과 사랑이 반복되는 투쟁 속에서 어떻게 변질되고 왜곡되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또한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과거의 혁명과 현재의 삶이 교차하면서, 인간이 겪는 내적 갈등과 세대 간 상처가 서로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전쟁이나 혁명의 외피를 쓴 드라마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한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는 보편적 진실을 담은 작품이다. 사랑, 이상, 권력, 가족이라는 주제가 얽혀 있는 이 영화의 제목은 그 자체로 인생의 순환과 허망함을 상징한다.

유튜브, Warner Bros. Kor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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