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부터 먹은 흔한 도시락이었는데…이제 전 세계가 열광한다는 '한국 음식'
2025-10-0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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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까지 공개
학창 시절 소풍을 갈 때, 한 번쯤 먹어봤던 음식이 지금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로 불붙은 김밥 열풍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김밥의 천국’ 공개로 이어지며, 전 세계적인 관심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김밥은 한국인의 일상과 정서를 상징하는 대표 음식으로, 한 줄의 형태 안에 간편함과 정성을 모두 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김천시는 ‘K-김밥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천시는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제2회 ‘김천김밥축제’를 개최한다. 지난해 사명대사공원에서 열린 행사에는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며 일부 관람객이 김밥을 맛보지 못한 채 돌아가야 했다. 이에 시는 올해 축제 규모를 대폭 확대해 직지문화공원으로 장소를 옮기고, 김밥 판매 부스를 8곳에서 30곳으로 늘렸다. 셔틀버스 운행도 4배로 확대했으며, 행사장은 ‘단무지존’, ‘오잉존’, ‘햄찌존’ 등 세 가지 테마 섹션으로 나눠 가을 소풍 분위기를 연출한다. 각 부스에는 키오스크가 설치되고, 대형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 김밥 재고 현황을 안내한다.

이번 리뉴얼은 김밥의 세계적 인기가 급상승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앞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가 김밥을 한입에 베어 무는 장면이 화제가 되며, 해외 팬들 사이에서 ‘통김밥 챌린지’가 유행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MBC경남 다큐멘터리 ‘김밥의 천국’을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하면서, 김밥은 다시금 글로벌 K-푸드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해당 다큐는 충무김밥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의 김밥 문화를 조명하며, 한국 음식이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을 담았다.
한국에서 김밥이 가진 의미
김밥은 단순한 간편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와 가족 문화를 상징하는 음식이다. 도시락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소풍, 명절, 운동회, 여행 등 ‘함께 먹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다. 밥에 소금과 참기름을 살짝 넣고 김에 얇게 펴서 단무지, 오이, 시금치, 당근, 계란, 햄 등을 올려 돌돌 만다. 그 안에는 단순한 재료 이상의 의미가 있다. 김밥은 누군가를 위해 정성껏 싸주는 음식이자, 한국인의 ‘정(情)’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여겨진다.

1970~80년대 도시락 문화가 대중화되며 김밥은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에는 김밥 한 줄로 점심을 해결하는 서민층이 많았고, 그 시절의 추억이 여전히 한국 사회의 정서로 남아 있다.
지역별 김밥의 종류
한국에는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김밥이 다양하다. 충무김밥은 밥과 김을 따로 싸서 오징어무침과 함께 먹는 경상도식 김밥이다. 전주김밥은 고추장 불고기와 각종 채소를 넣어 풍성한 맛을 낸다. 속초의 명태김밥은 명태회무침을 넣어 새콤한 감칠맛이 난다. 김천김밥은 밥 대신 잡곡을 넣고 참기름 향을 강조하며, 전국적으로 ‘풍미가 깊은 김밥’으로 평가받는다. 이 외에도 새우튀김김밥, 돈까스김밥, 불고기김밥, 치즈김밥 등 현대적 변형 메뉴도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