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다 죽고 싶다"…조용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추석 전국 안방 장악했다
2025-10-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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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의 28년 만의 귀환, 그 감동의 순간들
75세 전설의 가수, 시대를 관통하는 음악 여정
가왕 조용필이 추석 안방을 장악했다. 지난 6일 저녁 7시 방송된 KBS 2TV 광복 80주년 대기획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15.7%를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1위이자 연휴 기간 최고 시청률로 가왕의 위엄을 재확인시켰다.

이번 무대는 조용필이 KBS에서 1997년 ‘빅쇼’ 이후 28년 만에 선보인 단독 공연이다. 방송은 당초 계획보다 20분 늘어난 3시간 편성으로 전파를 탔다. 그는 ‘미지의 세계’로 포문을 열고 ‘못찾겠다 꾀꼬리’로 본격적인 떼창을 이끌며 단 한 명의 게스트 없이 자신의 명곡들로만 무대를 채웠다. 75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성량과 체력으로 ‘자존심’, ‘그대여’, ‘추억 속의 재회’, ‘창밖의 여자’, ‘촛불’,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등 세대를 관통하는 히트곡을 쉴 새 없이 이어갔다.
음악 세계의 결을 깊게 보여준 곡들도 줄줄이 펼쳐졌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잊혀진 사랑’, ‘그래도 돼’, ‘꿈’, ‘바람의 노래’가 벅찬 감동을 더했다. KBS교향악단이 함께한 특별 스테이지 ‘슬픈 베아트리체’에서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폭발적인 가창이 어우러져 울림을 극대화했다. 관객과의 호흡을 겨냥한 정식 떼창 코너에서는 ‘허공’, ‘그 겨울의 찻집’이 울려 퍼졌고, ‘Q’,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어제 오늘 그리고’ 등 대표곡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무대 내내 조용필은 카메라 앞이 아직은 낯설다며 “KBS는 28년 만”이라고 웃어 보이는가 하면 “아직도 소리가 작아, 더 클 줄 알았는데”라며 관객을 능숙하게 조련해 웃음을 자아냈다. “개중에 안 부르신 분도 있다. 내가 안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달구기도 했다.
공연 말미에는 ‘아시아의 불꽃’, ‘나는 너 좋아’, ‘찰나’, ‘청춘시대’로 록 사운드를 폭발시키며 심박수를 끌어올렸고 공식 엔딩곡 ‘모나리자’로 정점을 찍었다. 함성 속에 다시 무대에 오른 그는 ‘킬리만자로의 표범’, ‘바운스’, ‘여행을 떠나요’로 앵콜을 완성했다.
조용필은 “지금까지 노래할 수 있었던 건 여러분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노래할 것이다. 하다가 안 되면 2~3년 쉬었다가 또 나오겠다. 이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이 아니면 여러분들을 뵐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았다. 제 소리도 앞으로 더 좋아지진 않을 테니 빨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목소리도 노래를 안 하면 늙는다. 그래서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정말 빡세게 연습한다. 저는 음악밖에 아는 게 없다”며 “노래하다 죽으면 얼마나 행복하겠나. 그게 제 꿈”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8일 저녁 8시에는 콘서트의 준비 과정과 광복 80주년 KBS 대기획의 대장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그 날의 기록’이 방송된다.